재계 "이재용 선처해 달라" 잇따라 탄원…삼성은 노심초사(종합)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법원에 요청
삼성은 별도 입장 발표 안해…집행유예 판결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재계에서 이 부회장을 선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선고를 하루 앞둔 17일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으나, 이 부회장이 만약 재구속되면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다고 우려하며 집행유예 선고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이 부회장을 선처해 달라고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삼성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경제 생태계의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 부회장이 충분히 오너십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삼성을 향해서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지배구조를 개편해 오너 리스크를 방지하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지난 15일 법원에 이 부회장을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이 부회장을 봐 왔고 삼성이 이 사회에 끼치는 무게감을 생각했을 때 이 부회장에게 기회를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도 지난 13일 이 부회장 선처 촉구 탄원서를 제출했다면서 "진정한 의미의 상생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대기업 오너의 확고한 근절 의지 표명과 진정으로 실천하는 자세"라며 "한국형 혁신 벤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신속한 결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18일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를 내린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17년 2월 기소됐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 항소심에서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액수를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해 이 부회장은 재구속과 집행유예의 갈림길에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30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상태다.
삼성은 지난 결심공판에 이어 이날도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준법 경영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투자 등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 당시 "과거의 잘못은 모두 제 책임이며, 최고 수준의 도덕·투명성을 갖춘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하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파기환송심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운영, 이 부회장의 대국민 회견을 통한 무노조 경영 폐기 및 경영권 승계 종식 선언 등으로 변화한 모습과 의지를 드러내는 데 노력해왔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해 10월 별세한 뒤 이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총수로 자리매김해 미래 신사업 투자 확대 등 '뉴삼성'으로 변화에 고삐를 죄는 시점인 만큼 집행유예형을 절실히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기에 이 부회장이 또다시 수감되면 세계 시장에서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삼성과 재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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