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파운트 대표 "20대에 10배 수익, 오히려 불행할 수도"

입력 2021-01-17 06:05
김영빈 파운트 대표 "20대에 10배 수익, 오히려 불행할 수도"

"최근 주식투자 열기는 생존 위한 것…젊은층 온몸으로 느끼는 중"

로보어드바이저 계약액 1위…"돈, 지키면서 불려야"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최근 주식투자 열기는 생존 본능이 발휘된 것입니다. 대부분 절박함에 이끌려 투자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파운트의 김영빈 대표는 "연금계좌에서 연 6∼7%로 꾸준하게 불려가고자 하는 분들, 예금은 아쉽지만 직접투자는 두려우신 분들이 너무 많다"며 "전 재산을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위험관리를 해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대에 돈을 10배로 불리는 경험을 하면 오히려 불행한 일일 수도 있다"고 했다.

김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11일 서울 충정로 파운트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문답.

-- 올해 경기 및 증시 전망은.

▲ 실물경기 반등 여부는 백신이 얼마나 유효할 것인가와 많이 연결될 것이다. 실물경기와 별개로 증시 전망은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현금 가치가 떨어져서 투자로 계속 압박이 들어오는 모습이다. 한국은 부동산 대출 길이 막히면서 자금이 더욱 주식으로 몰리고 있다. 물론 중간중간 변동성이 큰 장이 예상된다.

--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시각이 있다.

▲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현재가치화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금리(할인율)다. 과거 버블 때보다 금리가 극단적으로 낮다. 버블이란 진단은 너무 과하다고 본다. 현재도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증시는 긍정적이다. 물론 실물 회복이 되지 않으면 괴리가 커질 것이다. 실물 회복 여부가 장기적인 이슈다.

-- 최근 개인 주식투자 열기 어떻게 바라보나.

▲ 생존 본능이 발휘된 것이라 본다. 젊은 층은 지금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세대다. 극단적인 저출산 국가다. 자신이 낸 연금을 받을 수나 있을까 걱정해야 한다. 근로소득만으로는 경제적인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 반드시 자본소득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엔 부동산으로 자본소득을 얻었는데 이젠 거의 막혔다. 대출을 해준다 해도 20·30세대가 부동산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금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사람들도 아는 것이다. 양적완화를 이해하지 못해도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뛰어들지 않으면 큰일 나는 구나'하는 절박함이다. 과거의 키워드가 욕망이었다면 지금의 키워드는 두려움이다. 부자가 되려는 게 아니다.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 이런 현상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 긍정적이라 본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자본이 일하게 해야 한다. 과거엔 투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투자라면 비트코인처럼 한방을 원했다. 대부분 언제가 고점이고 저점이냐를 따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투자에 대한 호흡이 길어졌다. 기대수익률도 생각보다 높지 않다. 은행 예적금이 움직이고 있다. 1% 이자 받아선 큰일 나겠다 싶은 것이다. 이런 투자 수요가 건강한 투자를 만드는 토대라고 생각한다.

--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인가.

▲ 돈을 지키면서 불리는 서비스라고 이해하면 좋다. 부자들의 전유물인 프라이빗뱅킹(PB)은 부를 지키고 꾸준히 불려주는 게 핵심 역량이자 목표다. 자산이 적으면 제대로 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결국 투자라면 고수익만 추구했다. 꾸준하게 돈을 복리로 불려 나가는 게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의 하나다. 자산관리 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에서 기술을 통해 인공지능 프라이빗뱅커(PB)를 모바일로 모든 사람 손에 쥐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직장인 인공지능(AI) 투자 솔루션'이라고 표현한다. 바쁜 사람들이 내 자산을 모바일로 언제든 편리하게 관리받을 수 있는 것이다.

-- 펀드와 무엇이 다른가.

▲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하다. 기존 금융상품은 주로 하나만 가입했다. 또한 시장 상황에 맞춰 바꿔줘야 한다. 자산이 없는 사람들은 여기서 외면받았다. 금융사 입장에서 수익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10만원도 전세계 자산군 상품을 조합해준다. 또 시장 상황에 따라 비율을 조정해준다. 또 개인 상황을 고려한다.

성과도 우수했다. 2019년 기준 글로벌 자산 배분 펀드보다 5%포인트 초과 성과를 냈다. 2020년엔 공격형 배분은 13%, 안정형 배분은 8% 정도의 수익을 냈다.

-- 일반인들이 증시에 참여해 삼성전자와 같은 개별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모습인데.

▲ 개인은 변동성을 버티기가 힘들다. 10년, 20년 단위 투자를 말하는 것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코로나19 사태 때 38% 빠졌다. 개별 종목은 위기 때 변동성이 더욱 크다. 전 재산을 털어 샀는데 반 토막이 났을 때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말로는 버틴다고 하지만 어렵다.

개별 기업의 흥망성쇠 또한 아무도 모른다. 과거 노키아의 위상을 생각해 보면 안다.

-- 좋은 투자 관련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많다.

▲ 물론 파운트보다 운용을 잘하는 분도 계시다. 우리에게 맡기면 그 시간에 노동 소득을 올릴 수 있다. 20∼30대라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게 균형 차원에서 낫다.

작년 한 해 참여해 수익률이 높았다는 분들은 상당 비중을 간접투자로 둬야 한다. 굉장히 이례적인 장이었다. 반 토막이 나면 삶이 망가질 수도 있다. 무조건 부자가 되고 자산을 2∼3배 불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 로보어드바이저의 차별점은 어디에 있나.

▲ 사람이 하지 않고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일관되고 꾸준한 결과가 나온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술이 아니다. 60년 넘게 재무 관련 이론이 축적됐다. 머신러닝으로 시스템이 더욱 정교해졌다. 우리 일의 핵심은 위험관리다.

펀드매니저는 매년 잘할 수 없다. 우리는 꾸준히 상위 1∼2%가 아니라 꾸준히 상위 10∼20% 수준 펀드매니저 성과를 일관되게 낸다.

--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대비 경쟁력은?

▲ 기술의 방향성이 다르다. 대부분 인공지능이 주가 방향성 예측에 관심을 둔다. 하지만 구글, 아마존도 내일 주가는 예측하지 못한다. 현 기술로는 도달 불가능한 일종의 '연금술'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관심을 두는 지점은 위험 관리다. 장기적으로 상향하는 자산들을 조합해 위험을 분산하면 약 연 7∼8%의 수익률을 목표로 할 수 있다.

이 분야의 선구자이자 독보적이고 최고 기술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석박사급의 많은 우수 인력이 합류해 있다. 운용자산 규모도 가장 크고, 대부분 자금이 기관이다. 금융사들은 도입 전에 엄청난 테스트와 알고리즘 검증 과정을 거친다.

-- 창업 동기가 궁금하다.

▲ 거대한 시장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또 하나는 가치의 의미다. 모든 사람의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자는 게 우리 미션이야. 우리가 본 문제는 노후빈곤이다. 40%가 생애 소득으로는 생애 전체 지출을 따라갈 수 없다고 한다. 연 7% 수익률로 굴리면 해결할 수 있다.

-- 코스피 3,000선 돌파하면서 투자자들 기대치가 높아졌다.

▲ 아직 전체 금융자산 중 예·적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개별 주식은 큰 위험에 노출된다. 연금계좌에서 연 6∼7%씩 꾸준하게 불려가고자 하는 분들, 예금은 아쉽지만 직접투자는 두려우신 분들, 이런 분들이 대한민국에 너무 많다.

전 재산을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

-- 주식투자에 막 입문하려는 초심자에게 조언한다면.

▲ 투자의 목적을 잘 알아야 한다. 우리는 저축 습관을 얘기한다. 20대에 돈을 10배로 불리는 경험을 하면 오히려 불행한 일일 수도 있다. 투자로 인생을 편하게 해야 하는데, 일찍 투자에 성공하면 오히려 소비가 늘어 노후엔 빈곤할 수도 있다. 10배, 20배 불리는 것보다 내가 버틸 수 있는 위험을 생각해야 한다. 이해하는 것을 투자해야만 버티고 장기투자할 수 있다.

-- 여윳돈 1억원을 투자한다면.

▲ 당연히 파운트에 넣겠다. 실제로 나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월급을 파운트에 넣고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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