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총기협회, 뉴욕주 해산 위협에 파산신청 뒤 텍사스 이전

입력 2021-01-16 08:53
미 총기협회, 뉴욕주 해산 위협에 파산신청 뒤 텍사스 이전

"뉴욕의 부패한 정치환경에서 벗어나려는 것…우리가 뉴욕 차버렸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최대 이익단체로 꼽히는 미국총기협회(NRA)가 150년 만에 본거지를 뉴욕에서 텍사스로 옮긴다.

협회 해산을 압박하는 뉴욕주를 피해 총기 옹호론자들이 많은 텍사스주에서 새출발한다는 계획이다.

NRA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텍사스주 북부연방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낸 신청 문건에 따르면 협회 자산은 1억달러, 부채는 5억달러로 각각 보고됐다.

아울러 NRA는 뉴욕주와 완전히 결별하고 텍사스주에서 비영리단체로 다시 법인 등록을 하기로 했다.

NRA의 본부는 워싱턴DC와 가까운 버지니아주 북부에 있지만, 서류상으로는 1871년 이후 뉴욕주에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상태였다.

그러나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지난해 8월 법원에 협회 전·현직 지도부가 거액을 전용했다는 혐의를 들어 NRA 해체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NRA는 성명에서 텍사스 이전이 "뉴욕의 부패한 정치·규제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웨인 라피에어 NRA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우리의 계획을 간단히 요약하면 '우리는 뉴욕을 차버렸다'는 것"이라며 "텍사스에서 재법인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주에는 40만명이 넘는 NRA 회원이 살고 있다. 올해 연례총회 개최 장소인 휴스턴도 텍사스주의 최대도시다.

지난해 뉴욕주의 협회 해산 소송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NRA가 뉴욕주 대신 총기 소유권에 우호적인 텍사스주와 같은 곳에 새로 등록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뉴욕주는 라피에어 부회장 등 지도부 인사들이 총 6천400만달러의 공금을 유용해 가족, 친구, 가까운 업체들에 이익을 몰아준 혐의가 있다고 보고 협회 해산과 불법 이득 반환을 명령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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