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키쥔 공화상원대표 "바이든 취임전 결론불가…찬반 못정해"

입력 2021-01-14 08:07
수정 2021-01-14 12:24
탄핵 키쥔 공화상원대표 "바이든 취임전 결론불가…찬반 못정해"

민주당의 취임전 표결 요구 거부…바이든 출발점부터 탄핵정국 휩쓸릴듯

탄핵 찬반 여부엔 "상원 법적 논쟁에 귀기울일 것" 유보적 태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13일(현지시간)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에 처리하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지, 반대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하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낸 성명에서 "규칙과 절차, 전례를 감안할 때 다음 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 (상원이) 결론 낼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 세 차례 상원의 탄핵심리가 진행됐는데 각각 83일, 37일, 21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곧바로 상원으로 넘겨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 최종 결론을 내자고 요구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불가능하다는 답변인 셈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상원 절차가 이번 주 시작돼 빠르게 움직인다고 해도 최종 평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일) 퇴임할 때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것은 내가 한 결정이 아니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조차도 1월 20일이 상원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언론의 추측 보도가 넘쳐나지만 나는 내가 어떻게 투표할지에 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미 언론들은 측근들을 인용해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한 불법을 저질렀다고 믿고 있고, 탄핵 찬성에 투표할 가능성이 50%를 상회한다고 전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공화당을 진두지휘하는 의회 내 일인자여서 그가 찬성표로 돌아설 경우 공화당 다수 상원의원이 가세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낳았다.

이날 성명은 이런 관측에 일단 선을 긋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다만 매코널 원내대표가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을 철저히 엄호했다는 점에 비춰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조차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를 놓고서는 실제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무언의 압박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나는 (탄핵에 대한) 법적 논쟁이 상원에 제시되면 이에 귀를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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