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두번째 트럼프 탄핵소추안 가결…상원서 판가름(종합)
의회난동 사태 '내란선동' 혐의…재임중 2번 탄핵소추 첫사례 '불명예'
민주당 전원 찬성표…공화당 의원도 10명 탄핵소추 찬성
상원 빨라도 20일 심리 시작할듯…바이든 취임 맞물려 논란 이어질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하원은 13일(현지시간) 5명의 사망자를 낸 시위대의 의회 난입사태 선동 책임을 물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탄핵 여부는 이후 이어질 상원의 심리와 표결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2명, 반대 197명의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의원 222명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 의원 197명 중 10명이 탄핵소추에 찬성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하원에서 처리된 것은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재임 중 하원에서 두 번의 소추안이 통과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하원은 소추안에서 지난 6일 의회 난동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 앞 연설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선동해 자극받은 군중이 의회에 불법침입한 뒤 기물을 파괴하고 법집행 당국자들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것이다.
하원은 전날 민주당 주도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토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223표, 반대 205표로 통과시켰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 찬성으로 대통령을 직무에서 배제한 뒤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국익에 최선이거나 헌법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5조 발동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앞으로 상원은 바통을 넘겨받아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심리한다.
하원은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이관하는 한편 상원의 심리를 담당할 탄핵소추위원을 지정해야 한다.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는 표결에 앞서 탄핵소추안이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상원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신속한 처리를 위해 최대한 빨리 긴급회의를 소집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전에 상원 심리를 진행해 탄핵 여부에 대한 결론까지 내리자는 취지다.
그러나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대변인을 통해 민주당의 긴급회의 소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매코널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상원을 소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무리 빨라도 20일에야 탄핵안 논의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임기를 출발하는 셈이 된다.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100석의 3분의 2 이상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은 공화당 51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8석, 공석 1석이다.
또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민주당 의원 2명이 임기를 시작하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석은 50대 50으로 동률이 된다.
이 경우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최소 17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지만 이 정도 반란표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부 언론에선 공화당의 의회 일인자인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 찬성 투표를 할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공화당에서도 이탈표가 속출할 경우 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 역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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