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양회 앞두고 '수도 지켜라'…베이징 주변 방역 강도 높여

입력 2021-01-12 11:48
춘제·양회 앞두고 '수도 지켜라'…베이징 주변 방역 강도 높여

도시 진입 인원 집중검문…감염 속출한 순이구 농촌 마을 전부 봉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고속도로 검문에서 마을 봉쇄와 재택근무 장려까지, 중국의 수도이자 교통 허브인 베이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도시를 사수하기 위해 대응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이 춘제(春節·설)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웃 허베이(河北)성에서 무섭게 퍼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벽'을 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허베이성과 맞닿은 베이징 남부의 팡산구는 고속도로 검문소 9곳에서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과 사람을 조사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검문소의 한 경찰관은 허베이성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스자좡(石家莊)과 싱타이(邢台)에서 오는 사람들은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가 있어도 베이징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허베이성의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72시간 이내의 핵산검사 결과를 제시해야 하며 허베이성에서 살면서 베이징으로 통근하는 사람은 14일 이내의 검사 결과가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베이징에 들어오는 트럭 기사도 핵산검사를 받아야 하며 베이징에서 하룻밤을 지내야할 때는 지정 시설에 있어야 한다.



베이징시는 주변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통근하는 사람들은 재택근무하라고 전날 권고했다. 반드시 출근해야 하는 경우 베이징 근무 증명서와 핵산검사 결과 등이 필요하다.

왕훙웨이 인민대학 교수는 중국의 정치 중심지이자 곳곳의 교통망을 잇는 베이징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 하면 전염병이 베이징 뿐만 아니라 중국 각지로 퍼질 위험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다음달에 전국적 대이동이 일어나는 춘제가 있으며 3월초에는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가 열리는 것도 베이징이 엄격한 방역 조치를 속속 도입하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베이징은 허베이성의 발병에서 도시를 보호해야 하며 안으로는 순이(順義)구를 중심으로 계속되는 산발적 감염과 싸우고 있다.

왕 교수는 베이징의 이번 발병이 지난해 6월 신파디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비롯된 감염과 달리 경로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베이징 순이구는 전날 모든 농촌 마을을 봉쇄 조치했다. 이는 일가족 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나온 조치다.



베이징대 제1병원의 호흡기 전문가 왕광파(王廣發)는 농촌 지역은 생활 방식과 의료시설 부족 때문에 방역의 허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식과 장례식, 각종 모임에 참석하고 친척을 방문하는 것은 농촌 주민들의 일상 생활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촌 지역에서는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이 아닌 소규모 진료소를 가는 경향이 있는 것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진료소는 검사와 치료, 격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시는 농촌 지역이 방역의 '아킬레스의 건'이 되지 않도록 엄격한 건강코드 확인과 이동 정보 등록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베이징에서 100㎞가량 떨어진 허베이성의 신도시 슝안(雄安)신구는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핵산검사를 하기로 했다. 슝안신구의 인구는 100만명이 넘는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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