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난입 시위대, 경찰 끌어내 무차별 구타하는 영상 공개

입력 2021-01-12 02:17
수정 2021-01-12 12:11
미 의회 난입 시위대, 경찰 끌어내 무차별 구타하는 영상 공개

성조기 매단 깃대로도 내리쳐…난입 당일 영상 속속 공개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난입 사태 당시 광분한 시위대가 진입을 막는 경찰을 끌어내 무차별 구타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CNN방송이 10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소리를 지르며 의사당 안으로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경찰이 막는 사이 하얀 모자를 쓴 한 남성이 경찰 하나를 잡아채 밖으로 끌어냈다.

이 경찰이 중심을 잃고 끌려 나오자 시위대의 무차별적 폭행이 시작됐다. 성조기가 매달린 깃대로 여러 차례 힘껏 내리치는 사람도 보였다.

거리를 두고 촬영된 영상이라 해당 경찰이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많은 시위대가 몰려있는 데다 폭행에 여럿이 가담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경찰이 누구인지, 얼마나 다쳤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의회 난입 사태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영상에서 시위대는 목발과 깃대 등을 손에 잡히는 대로 경찰 쪽에 집어던지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을 향해 내지르는 고함과 함께 'USA'를 연호하는 소리도 들렸다.

이 영상은 의회 난입 사태 당일 오후 4시30분께 촬영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시위대에 집에 가라고 당부하고 나서 10분 정도 지난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윗에서 시위대에 해산을 촉구하면서도 "여러분을 사랑한다. 여러분은 매우 특별하다"는 식의 발언을 해 폭력사태를 두둔한다는 인상을 줬다.

경찰이 시위대에 무차별 폭행당하는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도 급속히 퍼져나갔으며 11일 오전까지 200만명이 넘게 봤다.

난입 사태 이후 시위대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에 밀려 현관에 낀 경찰관이 비명을 지르고 시위대가 방독면을 강제로 벗기는 영상도 공개된 바 있다.

앞서 의회 난입 진압 과정에서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브라이언 시크닉 경관이 사망하고 경찰 50여명이 다쳤다. 해산 임무에 투입됐던 경관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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