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모 선수 "코로나 무섭다" 은퇴…스모협회에 비난 '봇물'

입력 2021-01-11 10:00
수정 2021-01-11 16:29
日스모 선수 "코로나 무섭다" 은퇴…스모협회에 비난 '봇물'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선수들에까지 퍼지자 "코로나가 무섭다"며 은퇴를 선언한 스모 선수가 나와 일본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스모협회가 주최하는 오즈모(大相撲) 출전 자격을 가진 고토 간테쓰(琴貫?·22)는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고토의 은퇴 선언은 올해 첫 대회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스모협회는 매년 6차례, 한 번에 15일간 이어지는 스모 대회인 오즈모를 연다.

'하쓰바쇼'(初場所)로 불리는 올해 첫 대회는 10일 도쿄 료고쿠(兩國)국기관에서 막을 올렸다.



프로 스모 선수 계급으로 '조니단'(序二段·맨 아래에서 두번째)인 고토는 하쓰바쇼 개막을 하루 앞두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와중에 "료고쿠까지 가서 스모를 하는 것이 '무서워'(怖い) 휴장을 원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소중한' 몸을 지키기 위해 은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스모협회는 코로나19가 무섭다는 것은 "휴장 이유가 될 수 없다"며 경기에 나서든지, 그만두든지 하라고 고토 선수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모는 지름 4.55m의 경기장인 '도효'(土俵)에서 두 선수가 거의 알몸인 상태로 맞붙은 채 힘과 기술을 겨루는 경기이기 때문에 한 선수가 감염됐다면 다른 선수는 감염을 피하기 어렵다.

코로나19가 1차로 유행하던 작년 5월에는 일본에서 이름이 알려진 스모 선수인 스에타케 기요타카(末武淸孝·당시 28세)가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해 다른 선수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몽골 출신 요코즈나(橫網·천하장사)인 하쿠호 쇼(白鵬翔)가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여러 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감염자와 농후 접촉자 등 전체 출전 선수(655명)의 10%인 65명이 코로나19 관련으로 올해 첫 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부상으로 첫날부터 휴장한 선수를 포함하면 98명이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매일 바뀌는 대진표를 짜기도 어려워졌다고 한다.



결국 고토 선수는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휴장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은퇴를 선택한 것이고, 스모협회 측은 같은 이유로 휴장 신청이 잇따를 경우 대회 자체가 무산될 것을 우려해 강경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고토 선수의 은퇴 선언을 계기로 도쿄 등 수도권 지역에 긴급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데도 대회를 강행하는 스모협회 측에 비난이 쏠리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고토 선수의 은퇴 변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코로나가 무섭다는 것을 휴장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스모협회를 '이상한 조직'이라고 비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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