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최악 관념조차 뛰어넘어…취임식 불참 잘된 일"(종합)
"공직에 부적합한 골칫거리, 가장 무능한 대통령 중 한 명" 혹평
탄핵 추진엔 "의회 결정사항"이라면서도 "20일 내가 취임하는게 가장 빠른 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에 불참하는 것에 대해 잘된 일이라고 반응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그와 내가 동의하는 몇 안되는 것 중 하나다. 그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엔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이 미국을 위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나는 1월 20일 취임식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는 내가 그에 관해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관념조차 뛰어넘었다. 그는 이 나라의 골칫거리였고 전 세계에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그 직을 유지할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직을 맡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미국 역사에서 가장 무능한 대통령 중 한 명"이라고도 혹평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민주당이 지난 6일 의회 난동 사태를 문제삼아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의회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퇴임까지) 6개월이 남았다면 우리는 그가 물러나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하고 다시 탄핵하고 수정헌법 25조를 발동시키려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자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 등 취임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질문이 이어지자 "그가 물러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가장 빠른 길은 우리가 20일에 취임하는 것"이라며 "그 전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의회가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내가 고대하는 것은 그가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할 것이고, 의회는 그들의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받아 마땅하지만 퇴임일이 얼마 남지 않은 물리적 제약을 고려할 때 탄핵이 힘들지 않겠냐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도록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고 느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6일 의회 합동회의 때 자신의 당선에 이의를 제기한 테드 크루즈, 조시 하울리 공화당 상원 의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따르는 시종"이라고 비난하며 다음번 선거에서 낙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미국 대중은 그들이 누군지 실질적이고 분명하게 보고 있다. 그들은 새빨간 거짓말의 일부"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 의향을 밝힌 데 대해 "환영한다", "명예로운 일"이라고 반응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지지층의 의회 난동 사태와 관련해 가담한 이들을 '폭력배',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한 뒤 기소돼야 한다고 밝혔고, 의회의 보안 실패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배포와 접종이 목표에 못 미치는 것에 대해 "서툴렀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경기부양안을 내주중 공개하겠다며 추가 예산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고,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약 1만6천 원)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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