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강경책 예고 바이든, 국제보건·인권·기술 NSC 고위직 신설
NSC 기능 확대…"바이든 행정부, 과거 민주당 정부보다 중국에 강경 방침"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대중국 강경책을 예고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국제보건과 인권, 기술 담당 고위직을 신설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 NSC 참모진 추가 인선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응전략 보고서를 쓴 엘리자베스 캐머런 국제보건안보·생물방어 선임 국장이 포함됐다.
샨티 칼라틸 민주주의·인권 조정관과 타룬 차브라 기술·국가안보 선임국장도 명단에 들어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가 국제보건과 민주주의·인권, 사이버·신기술 분야에 고위 직책을 신설하면서 백악관 NSC의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든 인수위 고위 당국자를 인용, 이러한 직책 신설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과거 어느 민주당 정부보다 중국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NSC는 국가안보와 관련한 각 부처의 현안을 조율하고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 기관이다. 국제보건과 민주주의·인권, 기술 등을 별도로 담당하는 NSC 고위직을 마련해 대중국 압박을 한층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인선 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이 단련되고 경험 많은 인사들은 미국 국민을 보호하고 세계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재건하기 위해 끊임없이 일할 것"이라면서 "일하는 미국인의 필요가 국가안보 정책결정의 전면 및 중심에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인수위 고위당국자는 WP에 바이든 당선인이 국가안보와 국내 정책 사이의 벽을 무너뜨리고 싶어하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 이민, 미중관계 같은 사안에 있어 특히 그렇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이란이나 북한의 핵 위협 같이 미국의 국내정책과 직결되지 않은 사안에서도 정책성공 기준의 일부는 미국인과 미국 노동자, 미국의 가족에 무엇을 하는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미국우선주의와는 결별하지만 대중·대북 대응 등에 있어 동맹과의 협력을 토대로 미국 국민의 이익을 최대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장관급인 기후특사에 지명하고 NSC에 포함시켰다. 기후변화는 바이든 당선인이 역점을 둔 어젠다로 성공에 있어서는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트럼프 행정부 NSC에서 유럽 선임국장이 겸임했던 러시아 선임국장은 이번에 분리돼 앤드리아 켄달-테일러 러시아·중앙아시아 선임국장이 낙점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약한 대러시아 대응으로 비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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