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루미늄 수입통제 강화…원산지 등 집중 감시

입력 2021-01-10 06:21
미국, 알루미늄 수입통제 강화…원산지 등 집중 감시

中 우회 수출 차단 목적…국내업체 수출도 까다로워질 듯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미국이 자국으로 물량을 수출하는 알루미늄 업체를 대상으로 원산지, 주조국가 등 정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나섰다.

원산지를 둔갑시킨 우회 수출을 보다 효과적으로 적발·차단해 자국 업체를 보호하려는 의도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오는 25일부터 알루미늄 수입 모니터링 및 분석 시스템(AIM)을 도입해 운영한다.

AIM 시스템은 이미 시행 중인 철강 수입 모니터링 및 분석 시스템(SIMA)과 유사한 제도다.

특정 알루미늄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의 수입면허 취득을 의무화하고, 상무부가 알루미늄 수출입 자료를 수집·게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제도 시행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기본 알루미늄 제품' 수입업자는 상품의 통관 시 수입 면허를 신청, 취득해야 한다.

면허를 취득하려면 알루미늄 제품의 수입 물량과 금액, 원산지, 최근 주조된 국가를 보고해야 한다.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상무부는 추가로 수입하는 알루미늄 제품이 제련(smelting)된 국가까지 보고하도록 수입업자에게 요구할 계획이다.

수입 면허는 수입 예정일 60일 전까지 또는 미국 관세청(CBP) 수입신고 전까지 신청 가능하며, 최대 75일간 유효하다.

아울러 상무부는 공공 AIM 모니터를 도입해 알루미늄 수입 면허상 정보를 매월 집계해 보고할 계획이다.

수집하는 정보는 수입 제품의 원산지, 제련국, 최근 가공국, 제품군 등이다. 수입 수량과 수입금액, 평균 단위 금액 등의 통계도 함께 공개된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AIM 도입을 알리며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환적 및 우회 수출입을 더 쉽게 포착할 수 있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의 이번 조치는 일차적으로 중국의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한 것이다.

무역전쟁으로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 알루미늄 업계가 제3국을 거쳐 원산지를 둔갑시켜 우회 수출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중국 이외 국가로부터의 수입 역시 더 까다롭게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알루미늄산업협회는 최근 18개국으로부터의 알루미늄 시트 수입이 늘었고, 중국산 알루미늄 플레이트의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 물량이 급증했다면서 모니터링 시스템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무역협회는 "향후 AIM 시스템으로 수집한 정보는 반덤핑(AD), 상계관세(CVD), 환적·우회와 같은 불공정 거래 관행을 규율하기 위한 증거로 이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AIM 시행으로 국내 알루미늄 수출 물량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알루미늄 수출 규모는 약 4억달러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1년 전 예고된 내용이라 통상 문제가 없도록 협회를 중심으로 알루미늄 업계가 대비해온 것으로 안다"며 "수출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면은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알루미늄 업계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며, 제련시설이 없어 알루미늄 순괴를 전량 수입한 뒤 가공해 제품 형태로 수출한다. 업계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중국산 원자재를 쓰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철강에 대한 수입 통제도 강화했다.

상무부는 철강 제품을 만들 때 사용한 쇳물의 출처를 적시하도록 정보 제공 의무를 강화한 SIMA 개편안을 작년 10월부터 적용 중이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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