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력지들 "트럼프, 사임이 최선" 일제히 사설

입력 2021-01-08 11:59
수정 2021-01-08 16:11
미 유력지들 "트럼프, 사임이 최선" 일제히 사설

WSJ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다" 지적

WP "해임돼야"…NYT "수정헌법 25조 발동"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미 연방의사당에 난입해 벌인 폭력 사태와 관련해 미 유력 일간지들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또는 사임을 요구하는 사설을 실었다.

보수 성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도널드 트럼프의 마지막 날들'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강력히 권고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군중이 의회로 행진하도록 선동했고 이는 정권 이양을 규정한 헌법 절차에 대한 공격이자 입법부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는 단지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헌법이 정한 선을 넘은 것으로 탄핵이 가능하다"고 선언했다.

WSJ은 그러면서 "미국이 또다른 탄핵 싸움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가장 좋은 결과는 사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의회에 대한 공격을 일으켰다. 그는 해임돼야 한다'는 보다 직접적인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 수락 거부와 그의 끈질긴 지지자 선동이 폭도들에 의한 의회 공격이라는 상상하지도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러한 폭력 선동 행위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폭도들에게 의회로 향하도록 촉구한 뒤 그들이 의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의회를 장악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다가 폭력을 규탄하는 대신 '평화롭게 머무르라'(stay peaceful)라는 온화한 어조의 트윗 두 건을 발표했다"며 "미국 민주주의에 중대한 위협인 그는 해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사설에서 "현재 미국이 직면한 가장 긴급한 이슈는 어떻게 하면 공화국에 회복할 수 없는 해를 더이상 끼치지 않고 트럼프 시대가 마감되도록 하는가"라며 "펜스 부통령과 행정부는 수정헌법 발동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NYT는 "비록 2주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았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해악은 엄청나다"며 "형사 기소를 결정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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