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방역 구멍은 알고 보니 '농촌'

입력 2021-01-08 11:54
중국 코로나19 방역 구멍은 알고 보니 '농촌'

핵산검사 능력 없는 진료소 이용하고 방역의식 낮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농촌 지역이 방역의 잠재적 '구멍'이라고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도시 봉쇄에 들어간 허베이성 성도인 스자좡(石家莊)시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농촌 지역의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은 병원이 아니라 핵산검사 시설이 없는 현지 진료소를 먼저 방문해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홍저우(盧洪洲) 푸단대학 부속 상하이공공위생임상센터 교수는 농촌 진료소는 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를 발견했을 때 적시에 핵산검사를 할 능력이 없는데 이는 지식이나 훈련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촌 진료소가 코로나19 모니터링과 검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 교수는 스자좡의 코로나19 확산은 방역 조치를 시행할 때 농촌 마을이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허베이성 싱타이(邢台)의 한 주민은 기침 때문에 진료소에 갔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으며 진료소 측은 핵산검사를 받으라고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농촌 주민, 특히 노인들은 열이나 기침이 날 때 병원보다 절차가 오래 걸리지 않는 진료소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흔히 도시 지역이 대규모 인구 이동 때문에 전염병에 취약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한(武漢)과 베이징(北京)의 이전 발병과 달리 허베이에서는 농촌에서 바이러스 전파가 시작됐다.

바이러스가 농촌 마을로 들어온 뒤에도 주민들은 이를 알지 못 하고 평소처럼 사회적 모임에 참석했다.

역학조사 결과 많은 감염자들은 장례식이나 결혼식, 다른 사회적 회합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은 특히 도시보다 경조사 참석을 더욱 중시한다.

중국 유일의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허베이 스자좡시 샤오궈좡(小果庄) 마을은 한 확진자는 4일 동안 3차례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농촌은 주민들이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루 교수는 샤오궈좡 마을의 방역 의식이 낮았던 것에서 다른 지역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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