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스자좡 코로나 지속…'농촌지역·종교모임' 감염 우려 제기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허베이성 대도시 스자좡(石家莊)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가운데, 농촌지역과 종교모임을 중심으로 이번 질병이 번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8일 허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날 하루 스자좡(石家莊·31명)과 싱타이(邢臺·2명)에서 33명의 지역사회 확진자가 보고됐다.
무증상 감염자도 스자좡(35명)과 싱타이(4명)에서 39명 나오는 등, 6일 하루 지역사회 확진자 및 무증상감염자가 72명 증가했다.
허베이성의 확진 및 무증상감염 신규 환자 수는 5일 63명에서 6일 120명을 기록하는 등 2~7일 합계가 300명을 넘었다.
스자좡시는 전체 주민 1천100만 명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 검사를 하고 있으며, 7일에는 전체 주민과 차량이 시 외부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는 봉쇄조치까지 내렸다.
고위험지역으로 지정된 스자좡 가오청(藁城)구 주민은 다른 구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며, 싱타이 당국은 중위험 지역을 5곳 추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지역사회 감염을 두고 시골 마을의 방역 의식 부족과 코로나19 진단 장비 미비가 확산을 키울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고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시골 환자 다수가 마을 진료소를 찾았지만 이들 진료소에는 핵산 검사 장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 환자의 경우 지난달 26일 진료소를 찾았지만 나흘간 수액주사만 맞았고, 이후 이달 3일에서야 다른 병원에서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았다.
인구이동이 많은 대도시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고 생각해왔지만, 시골에서는 바이러스가 유입된 뒤에도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장례식이나 결혼식, 연말연시 각종 모임 참석을 이어왔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다만 시골은 인구가 도시만큼 많지 않은 만큼 마스크 착용 등 적절한 방역 조처를 하면 시골 지역이 또 다른 확산 원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인민일보 주관 매체인 건강시보는 스자좡 공항과 가까우며 이번에 확진자 다수가 나온 샤오궈좡(小果庄)촌의 경우 종교모임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샤오궈좡촌 책임자는 건강시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생 전) 매주 3차례 한 가정에서 종교모임을 했다"면서 "대개 수십 명이고 참가자는 모두 고령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확진자가 나오지 않다 보니 주민들의 방역 의식이 해이해지고 마스크도 없이 모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 카톨릭 교구 관계자는 교회가 이번 지역사회 감염과 관련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했다.
교구 관계자는 지하 예배 활동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는데, 글로벌타임스는 종교시설이 아닌 곳에서 별도 승인 없이 예배를 보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샤오궈좡촌은 카톨릭 신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며 약 20일 전 열린 종교활동에 유럽과 미국에서 온 성직자들이 다수 참가했다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서도 스자좡 교구는 부인했다.
현재 확산 중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러시아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유형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아직 최초 감염자도 특정되지 않고 있는데, 환자 발생 구역에서 불과 5km 정도 떨어진 스자좡 공항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위건위에 따르면 7일 하루 허베이성 이외의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진자는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 2명, 베이징(北京)과 헤이룽장성 헤이허(黑河)에서 각각 1명이 나왔다.
랴오닝성 다롄(大連) 당국은 이번 확산에 따른 다롄의 누적 감염자 82명 중 24명이 4차례 이상 핵산 검사를 한 뒤에야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밖에 글로벌타임스는 허베이성 당국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때 공개하지 않아 대중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톈진(天津)시는 허베이·랴오닝·헤이룽장성과 베이징을 오가는 시외버스 운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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