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했던 미 재계 인사들도 거리 두기 나서

입력 2021-01-08 10:49
수정 2021-01-08 12:17
트럼프 지지했던 미 재계 인사들도 거리 두기 나서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사상 초유의 미 의회 난입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재계 인사들도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미 CNBC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행동주의 투자 펀드인 트라이언 파트너스의 넬슨 펠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어제 일어난 일은 수치스럽고, 미국인으로서 부끄럽다"며 "작년 대선에서 트럼프에 투표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펠츠는 자신이 트럼프를 지지했던 것은 그의 경제정책 때문이었는데, 최근 대선 결과 불복 행보와 어제의 폭력 사태로 긍정적인 측면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정책분석업체 이븐플로 매크로 창립자이자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 후보로 거론된 바 있는 마크 수멀린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어렸을 때 사랑받지 못하고 격렬한 자기 증오로 가득 찼던 남자가 어제 미국 헌정에 대한 반란을 선동함으로써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자리를 확보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마크 로원이 설립한 대체자산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임원들도 의회 폭동을 규탄하는 메모를 직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대변인은 "폭력은 비난받아야 하고 우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의 CEO이자 트럼프 대통령 측에 1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바 있는 제프리 스프레처도 전날 의회에서 일어난 무법상태를 규탄하는 데 재계 지도자들과 함께했다고 그의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선 캠페인에 역시 돈을 기부했던 한 재계 지도자는 "트럼프는 끝났다"고 말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특히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CEO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인 스티브 슈워츠먼은 "헌정 체제를 허물려는 폭도들의 시도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 폭동은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소중히 여기는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모욕"이라고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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