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명 정치학자, 미성년 의붓아들 성폭행 혐의로 수사
"재혼한 아내 아들 10대때 강간"…의붓딸이 신간에서 폭로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 이름난 정치학자가 30여년 전 의붓아들을 강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파리지방검찰청은 5일(현지시간) 직권을 남용해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올리비에 뒤아멜(70)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뒤아멜은 1987년 재혼한 정치학자 에블린 피지에의 아들이 10대일 때 그를 여러 차례 강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일간 르몽드, AFP 통신 등이 전했다.
해당 폭로는 피해자의 쌍둥이 남매 카미유 쿠슈네르(45)가 저술한 신간 '라 파밀리아 그랑데'에 담겼다.
7일 출간을 앞둔 책에서 카미유는 "그때의 나는 14살이었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썼다.
"빅토르"라는 가명으로 책 속에 등장하는 피해자는 르몽드에 카미유가 기술한 뒤아멜에 관한 내용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2017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빅토르"는 친아버지인 베르나르 쿠슈네르(81)에게 이를 털어놨고 친부는 뒤아멜에게 책임을 묻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빅토르"가 가족을 위해 세상에 알리기를 원치 않아 해 아버지를 말렸다는 게 카미유의 설명이다.
국경없는의사회(MSF)를 공동 설립한 의사 출신으로 보건부 장관, 외교부 장관 등을 지낸 베르나르는 "너무 오래 우리를 짓눌러온 무거운 비밀이 다행히 해제됐다"며 "딸 카미유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카미유는 주간지 롭스와의 인터뷰에서 뒤아멜과 어울리던 많은 정계 인사들이 집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지만 "대부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뒤아멜은 해당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4일 프랑스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을 감독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국립정치학연구재단(FNSP)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LCI 방송과 유럽1 라디오 등에서 그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도 모두 하차하기로 했다.
헌법개정자문위원, 사회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 등을 지낸 뒤아멜은 프랑스 정계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유명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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