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 "활황에 찬물"vs"버블 줄여야"…공매도 변수

입력 2021-01-06 10:46
수정 2021-01-06 11:52
[코스피 3,000시대] "활황에 찬물"vs"버블 줄여야"…공매도 변수

정치권도 '재개 재검토' 촉구…금융당국 고심 깊어질듯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임수정 기자 = 코스피가 6일 장중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하면서 금융당국이 3월 공매도를 예정대로 재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공매도 재개 시 모처럼 활황을 맞이한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지만, 단기과열 양상을 보이는 시장에 공매도의 '적정가격 형성'이란 순기능이 꼭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월 15일까지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금융위는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전직하하자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시장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해 해당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했다.

개인투자자 단체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최근 주식시장의 활기에 큰 역할을 했으며, 근본적인 제도 보완 없이 공매도를 재개할 경우 '외국인·기관들의 놀이터'로 다시 전락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특정 종목의 하락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국내 증시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뜨거운 감자"라며 "공매도 재개는 꽃 피려는 땅에 얼음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이 같은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전날 공매도 재개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를 금융위에 요청했다.

박 의원은 "증권사들이 작년 3월부터 시행된 공매도 금지에도 불구하고 시장조성자의 지위를 악용해 불법 공매도를 남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확인된 증권사들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고려하면 이 상태에서 공매도가 재개되면 심각한 불법행위와 반칙행위가 판을 칠 우려가 있다"며 "이로 인한 주가 하락과 증시 혼란은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인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제도 개선을 한 결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난 다음 공매도 재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코스피가 '3,000 고지'마저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이 단기과열 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공매도 금지를 그대로 두는 것은 버블을 부추길 위험성이 크다"며 "당장 내일 공매도를 재개해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 추가 연장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조치는 기본적으로 시장 조치 사항"이라며 "3월 시장 상황을 미리 예단해 재개 여부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예정대로 3월 재개 시 필요한 제도 개선안들을 준비해나가는 모습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국회에서 "(공매도 금지 기한이) 오는 3월 15일까지 연기됐는데, 그때까지 모든 걸 완벽하게 해서 (공매도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공매도 제도가 외국인·기관들만 접근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개인들의 참여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한국증권금융과 증권사의 시스템을 연결해 개인들이 실시간으로 대주 거래를 할 수 있는 통합거래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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