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북·대러 정책 자화자찬 폼페이오 미 국무 신랄 비판

입력 2021-01-05 00:58
러시아, 대북·대러 정책 자화자찬 폼페이오 미 국무 신랄 비판

'대북 정책 성공' 주장에 "최대한의 압박정책이 모든 것 망가뜨려"

'러시아에 강경책' 주장엔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퇴각' 그림으로 응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대러 정책 등을 자화자찬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트위터 계정 글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 주재 러시아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 미하일 울리야노프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트위터에서 북미 정상회담 등을 내세우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성공을 거두었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했다.

울리야노프는 "그렇다. 시작은 유망했다. 하지만 최대한의 압박 정책이 모든 것을 망가뜨렸다"면서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거스르면서 외교적 프로세스가 계속 가동되도록 지원할 수 있는 어떤 자극도 평양에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전날 트위터 계정 글에서 "싱가포르 및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DMZ에서의 역사적 회동. 성공을 부인할 수 없다"고 자평했다.

이 글 밑에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눴던 사진을 첨부했다.

러시아는 또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어떤 미국 정부보다 러시아에 엄격했다고 주장한 폼페이오 장관의 다른 트위터 글에 대해서도 조롱 섞인 논평을 내놓았다.

폼페이오는 앞서 트위터에서 "러시아에 관해 얘기해보자…어떤 행정부도 러시아를 상대로 우리처럼 거칠게 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은 365명 이상의 러시아 개인과 법인에 대해 제재를 가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에 대한 응징으로 취해진 조치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을 강화하고 군대에 예산을 투입해 결과적으로 러시아가 미국의 무력과 경쟁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는 트위터 공식 계정에 19세기 독일 화가 아돌프 노르텐이 그린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퇴각'이란 그림을 올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1812년 러시아를 침입한 나폴레옹 군의 몰락을 형상화한 그림이었다.

그림 밑에는 "대단한 양반들, 이게 갈 길이오"라는 글을 달았다.

러시아를 상대로 싸운 제국은 반드시 몰락의 길을 걸었음을 상기시키면서, 러시아에 적대적인 미국도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음을 경고한 문구였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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