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규칙에서 그·그녀 대신 중성호칭 써야"…美민주당 제안

입력 2021-01-03 18:33
"하원 규칙에서 그·그녀 대신 중성호칭 써야"…美민주당 제안

펠로시, 새 하원 규칙안 소개…의회 출범후 발의·표결 예정

"모든 성정체성 존중"…공화의원 "어리석다" 조소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민주당이 오는 3일(현지시간) 출범하는 새 하원의 내부 규칙에서 '그녀'(She) 등 성별을 나타내는 호칭을 '의원'(Member) 등 성 중립적인 표현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2일 미국 인터냇메체 악시오스는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짐 맥거번 하원 규칙위원회 위원장이 전날 이런 내용을 포함한 하원 규칙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제117대 의회가 오는 3일 공식 출범한 후 규칙안이 공식 발의되면 하원은 이를 두고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규칙안에는 규칙 본문에서 '그'와 '그녀'를 '의원', '대표'(delegate), '그들(they) 등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모'로 바꾼다고 명시돼 있다.

'형제'나 '자매'는 성 중립적인 'sibling'(형제자매를 의미하는 단어)으로 대체한다고 돼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맥거번 위원장은 보도자료에서 해당 조처를 통해 "모든 성 정체성을 존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번 제안은 전국에서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성 정체성을 남성과 여성처럼 이분법적으로 규정하지 않는 사람) 의원이 당선되고 민주당에서 진보파의 입지가 넓어지는 와중에 나왔다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미국 학교와 기업이 성과 성 정체성에 관한 사회 인식의 변화를 반영하려고 자체 정책과 언어를 조정하는 가운데 규칙안이 나왔다"고 전했다.



규칙안에는 내부고발자 보호, 특정 범죄 이력이 있는 전직 의원의 하원 출입 금지, 다양성·포용국(Office of Diversity and Inclusion) 신설 등 내용도 담겼다.

공화당에서는 당장 반발이 나왔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규칙안이 공개된 당일 트위터로 "어리석다"고 비난하면서 "아버지, 아들, 형제로서"라는 표현을 붙여 비꼬았다.

악시오스는 이번 규칙안은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규제 대상임을 명확하게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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