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법, 67년만의 여성 사형 집행 연기 무효화…형 집행되나
'사형 반대' 바이든 취임 전인 12일이 집행일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연방 정부가 67년 만에 여성 사형수의 형을 집행하기로 한 것에 1심 법원이 제동을 걸었지만,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DC 관할인 컬럼비아특별구 연방고법은 여성 사형수 리사 몽고메리의 형 집행을 연기한 1심 명령은 무효라고 결정했다.
고법 재판부는 1심이 몽고메리의 사형 집행일 연기를 명령할 때 실수를 저질렀다고 결론 냈다.
앞서 워싱턴DC 연방지법의 랜돌프 모스 판사는 교정 당국이 사형 집행일을 이달 12일로 잡은 것은 위법하다고 지난달 25일 결정했다.
몽고메리는 2004년 12월 미주리주에서 임신한 여성을 엽기적으로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초 지난달 8일 형이 집행될 예정이었지만 감형 청원을 추진하던 변호인 2명이 접견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청원을 제기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 법원의 형 집행 연기 판결을 받았다.
교정 당국은 이후 사형 집행일을 1월 12일로 변경했지만, 모스 판사는 형 집행이 유예된 상태에서 집행일을 변경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몽고메리의 변호인은 사형이 집행돼서는 안 된다면서 불복 방침을 밝혔다.
연방지법의 심리는 선거구 획정 사건 등 일부 예외를 빼면 판사 1명이 진행한다. 반면 연방고법은 3명의 판사가 재판부를 구성해 결론을 내린다.
몽고메리의 형이 집행된다면 연방 차원의 여성 사형은 1953년 보니 헤디 이후 67년 만에 처음이다.
AP는 "연방고법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유일한 여성 연방 사형수의 형이 집행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연방 정부의 사형을 폐지하고 주 정부도 사형을 중단할 것을 유도하겠다고 공약했다.
AP는 바이든 당선인이 사형 제도에 반대한다고 말했지만, 오는 20일 취임 후 연방 정부의 사형 집행을 중단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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