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양 또 충돌…바이든측 "백악관 방해로 코로나 대응 지장"

입력 2020-12-31 10:10
정권이양 또 충돌…바이든측 "백악관 방해로 코로나 대응 지장"

바이든 인수위, 국방부 이어 예산관리국 정무직 간부들 비협조 성토

바이든측, 트럼프 대못박기 정책 취임즉시 지우기 발표도…양측 신경전 고조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이양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거듭 성토했다. 이번에는 '돈줄'을 쥐고 있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집중 비판 대상이 됐다.

미 연방총무청(GSA)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불복 행보 속에 지난달 23일 뒤늦게 정권인수 절차에 돌입했으나, 물러나는 현재권력과 곧 출범하는 미래권력 간에 충돌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요하네스 에이브러햄 인수위원장은 30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인수위가 연방 기관들로부터 강력한 협조를 얻고 있다면서도 유감스럽게도 전체적으로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인수위 관계자들이 다양한 기관들, 특히 국방부와 예산관리국의 정무직 간부들의 방해를 맞닥뜨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이들 두 기관의 정무직 인사들을 지목했다.

그는 "정말이다. 이러한 협조 결여는 실제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국가 안보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이라며 "고의로 조성된 이러한 불투명함은 우리 정부가 미국 국민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지키는 일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에이브러햄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 예산관리국의 비협조 문제를 쟁점화하는 데 주력했다. 예산관리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바이든 당선인의 효과적인 경제 대응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산관리국 간부들의 협조 거부는 팬데믹 기간 미국 국민에 제공되는 부양 안을 극대화할 기회들을 확인해 내는 우리의 역량을 손상시킨다"며 코로나19 관련 비용 문제 등과 관련해 인수위 관계자들이 깜깜이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비난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부 장관 대행은 지난 18일 연말 휴가 시즌 등을 이유로 들어 내년 1월1일까지 인수위 측과의 회의 중단을 선언, 인수위 측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밀러 대행은 국방부 당국자들과 바이든 인수위 인사들 간에 회의 연기에 대한 상호 합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으나, 에이브러햄 인수위원장은 그러한 합의는 없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바이든 당선인도 지난 28일 연설을 통해 국방부와 백악관 예산관리국이 정권 인수 과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주요 국가안보 영역에서 필요한 정보 전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현 행정부의 '무책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 대변인에 내정된 젠 사키 인수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하고 내년 1월 20일인 취임식 날까지 시행되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드나잇 레귤레이션'(midnight regulations·임기 막판인 레임덕 기간 추진된 정책)을 곧바로 중단 혹은 연기하도록 하는 지시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 의사를 거두지 않은 채 레임덕 기간 행정·인사권을 휘두르며 '대못박기'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인수위 차원에서 현 행정부의 정권인 양 협조를 거듭 압박하는 한편으로 새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트럼프 유산' 지우기에 즉각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응수한 것이다. 취임을 약 20일 앞두고 양측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셈이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