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TV 시장 '미니 LED'가 달군다…삼성·LG 주도권 경쟁

입력 2020-12-29 16:51
수정 2020-12-29 17:17
새해 TV 시장 '미니 LED'가 달군다…삼성·LG 주도권 경쟁

LG 미니 LED TV 'LG QNED' 먼저 공개…삼성도 출시 임박

기존 LCD TV 대폭 개선…상표 명칭 두고 양사 신경전 가열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새해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를 비롯한 글로벌 TV 업체들이 일제히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출시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LG전자가 국제전자전시회(CES 2021) 개막을 2주 앞둔 29일 한발 앞서 미니 LED TV를 공개하며 주도권 선점을 노렸고, 삼성전자 역시 CES 기간에 미니 LED TV를 내놓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 차세대 디스플레이 수요는 아직…'미니 LED'로 LCD 프리미엄화

미니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를 기반 TV다.

LCD는 자발광을 하지 못해 백라이트가 있어야 빛을 낼 수 있는데, 미니 LED TV는 백라이트에 들어가는 LED 크기를 줄이고 기존 LCD TV의 단점인 명암비 등을 개선한 제품이다.

LG전자가 주력하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나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마이크로 LED TV는 패널이 자발광한다.

미니 LED TV는 LCD 기반이기 때문에 올레드, 마이크로 LED 등 자발광 디스플레이보다는 기술적으로 이전 단계이지만, LCD TV보다는 명암과 색상 등을 대폭 개선했다.

삼성과 LG는 모두 중국 업체의 LCD 저가 공세에 대응해 LCD TV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비싼 가격 등으로 일반 소비자의 수요에 아직 한계가 있어, 공급업체들이 중간 단계로 미니 LED TV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마이크로 LED TV는 110형 출하 가격이 1억7천만원, LG전자의 올레드 88형 8K TV 가격도 5천만원에 이른다.

LG전자는 이날 'LG QNED'라고 명명한 미니 LED TV를 공개하는 온라인 설명회에서 "신제품은 현존하는 LCD TV 진화의 정점"이라며 "최상위 올레드 TV의 가치는 그대로 유효하고, QNED는 기존 LCD TV인 나노셀보다 더 개선된 가치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QNED는 나노셀과 퀀텀닷 기반 기술을 동시에 활용한 독자 신규 기술 '퀀텀 나노셀 컬러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LCD TV의 색 표현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백라이트에 기존 LCD TV보다 광원 크기가 10분의 1 미만 수준인 미니 LED를 1만 개 이상 적용하고, LCD TV의 단점인 명암비를 개선했다. LG전자는 초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8K, 4K 해상도를 포함해 LG QNED TV 10여 개 모델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주요 제품은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CES 2021에서 선보인다.

LG전자는 이날 QNED TV의 구체 가격은 이날 공개하지 않았으나 8K 기준 올레드 TV 가격보다 절반 이하라고 밝혀, 88인치 기준 2천만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 삼성도 미니 LED 출시 임박…QLED, OLED 이어 'QNED' 명칭 신경전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CES2021에서 미니 LED TV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한국과 호주에서 '삼성 퀀텀 미니 LED(Samsung Quantum Mini LED)'라는 상표를 출원하며 TV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전자의 기존 LCD TV는 LCD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입힌 'QLED TV'다. 미니 LED TV는 이 QLED TV의 백라이트에 미니 LED를 적용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를 비롯한 글로벌 TV 업체들이 일제히 미니 LED TV에 뛰어들어 내년 시장에서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그만큼 기술적으로는 더 진보한 올레드, QD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아직 시간이 한참 더 걸릴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TV 업체들이 미니 LED TV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전체 시장 규모가 약 4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절반 가량인 200만대를 삼성전자가 출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전자가 미니 LED TV에 붙인 상표명 'QNED'를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신경전도 감지된다.

LG전자는 QNED라는 명칭에 대해 퀀텀닷(Quantum dot)과 나노셀(Nanocell) 기술을 합친 새로운 색상 표현 기술을 적용한 미니 LED TV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퀀텀닷과 나노셀의 앞 글자인 Q, N과 LED를 합성해서 만들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QNED라는 이름은 삼성전자의 LCD TV인 QLED와 철자가 한 글자만 다르고,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차세대 디스플레이 QNED와 동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나노 발광다이오드'를 자발광 소자로 쓰는 QNED를 개발하고 있다. QNED는 나노 무기물을 사용, 유기물을 사용하는 올레드나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알려져 있다.

LG전자는 지난 9월 특허청에 'QNED' 상표권을 출원하고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도 같은 상표권을 신청했다. 이달 2일에는 지주사인 ㈜LG가 유럽특허청에 'LG QNED' 상표권을 출원한 데 이어, 이날 미니 LED TV 명칭이 바로 QNED라고 깜짝 공개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10월에 한국 등에서 '삼성 QNED'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각사가 출원한 상표권은 현재 심사 단계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TV 작명에 대해 서로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공방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라는 이름을 두고 소비자의 혼란을 유발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 QLED TV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인데도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LG전자가 객관적 근거 없이 자사 QLED TV를 비방한다며 맞신고하며 확전했다가, 올해 6월 나란히 신고를 취하하며 공방을 끝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8K TV 화질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이번 'QNED'라는 명칭을 두고 이전과 유사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이정석 LG전자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설명회에서 "나노셀과 퀀텀닷을 결합한 색상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왔고 가시화하며 그 뜻을 명확히 하는 QNED라는 상표권을 등록한 것"이라며 "다른 회사(삼성)가 개발하고 있다는 (QNED) 기술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LG전자는 자사 QNED TV가 LED 개수나 퀀텀닷과 나노셀을 결합한 독자 기술 등을 통해 삼성의 QLED TV보다 한 단계 진화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