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군 장교, 카슈미르서 민간인 살해 후 반군처럼 꾸며"

입력 2020-12-29 16:22
"인도군 장교, 카슈미르서 민간인 살해 후 반군처럼 꾸며"

경찰 조사 후 기소…"시신에 총기류 배치…대위 등 범행 가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인도군 장교 등이 민간인 3명을 살해하고 이를 반군으로 위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29일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최근 인도군 대위 부펜드라 싱과 한 민간인에 대해 납치,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7월 카슈미르 남부 암시포라 마을에서 민간인 노동자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싱 대위 등은 민간인 시신에 불법 총기류 등을 배치해 숨진 이들이 반군인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7일 "싱 대위 등은 의도적으로 교전 수칙 등을 어겼다"고 말했다.

애초 인도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반군이 총격을 시작했고 이에 대응했다고 발표했다.

인도군은 경찰 발표 이후에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카슈미르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 후 군사 충돌과 소요가 가라앉지 않는 지역이다.

양국은 몇 차례 전쟁까지 치른 후 지금은 정전 통제선(LoC, Line of Control)을 맞댄 채 각각 인도령 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인도령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 지역으로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반감이 큰 곳이다.

이 와중에 연방정부가 지난해 8월 이 지역의 헌법상 특별 지위를 전격 박탈하면서 주민의 불만은 더 커졌다.

이후 이곳에는 계엄령에 가까운 통제 조처가 내려졌고 주민 시위와 함께 이슬람 반군의 테러가 자주 발생했다. 올해에만 200여 명의 반군이 인도 치안부대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운동가들은 이 과정에서 현지 주민의 인권이 크게 침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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