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유권자 향응' 허위 답변 국회서 사과
국회서만 최소 118차례 거짓…야당 의원 "의원직 사퇴해야"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25일 유권자에게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벚꽃 모임 전야제' 논란과 관련해 그동안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한 것에 대해 국회에 출석해 사과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중의원 운영위원회에서 검찰 수사 결과 전야제 비용의 일부를 자신의 후원회가 지출했음에도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회계 처리는 내가 모르는 가운데 진행된 것이라고 해도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깊이 반성하고 국민, 모든 국회의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기간 전야제 비용 보전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해온 답변에 대해 "결과적으로 사실에 반하는 것이 있었다"며 "재차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답변을 정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직 총리가 잘못된 답변에 대해 국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대응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정부 주최 '벚꽃 보는 모임' 행사 전날 자신의 후원회가 지역구 주민을 도쿄의 고급호텔로 초청해 전야제를 열고 향응을 제공했다는 논란에 대해 "후원회로선 수입과 지출이 전혀 없었다"면서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고 재임 기간 국회에서 답변해왔다.
중의원 조사국이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33차례에 걸쳐 열린 중·참의원 본회의와 예산위원회 등에서 아베 전 총리가 의혹에 대해 답변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검찰 수사로 확인된 것과 다른 답변이 최소 118차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은 아베 전 총리의 답변이 사실상 허위였다며 책임을 추궁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키요미 중의원은 이날 운영위 질의를 통해 아베 전 총리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9월 16일 총리직에서 물러났지만, 중의원 신분은 유지하고 있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전날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지역구 주민이 참여한 행사 비용의 일부를 대신 지불한 것과 국회에서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사퇴와 자민당 탈당 가능성을 묻자 "초심으로 돌아가 전력을 다하는 것으로 직책을 다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정치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참의원 운영위에도 출석해 벚꽃 모임 전야제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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