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우 지수'가 알려준 썰렁한 크리스마스
"수출 주문 30% 감소…미국·유럽발 많이 줄어"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세계 각국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미리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세계 최대 도매시장이 있어 각종 잡화를 전 세계로 공급하는 중국 저장(浙江)성 이우(義烏)다.
잡화 수출을 많이 하는 이우는 세계의 경제·사회 상황을 반영하는 곳으로 주목받으며 '이우 지수'라는 말까지 낳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우 상인들이 받은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 주문량이 급감했다고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우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품 등 관련 제품의 80%를 공급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우 크리스마스 제품 협회의 차이쳰량은 올해 500여개 크리스마스 상품 업자들의 총 수출 주문은 30%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상인들은 상점 영업이 금지돼 제품을 판매하지 못 하는 리스크 때문에 제품을 살 엄두를 못 낸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제품을 10년 넘게 수출해왔다는 한 상인은 올해 코로나19 여행 제한 우려 때문에 주문이 5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유럽과 미국의 주문이 특히 많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의 바이밍(白明) 부소장은 이우의 크리스마스 수출 주문 감소는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통제 불능인 현실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대량 실직을 초래했고 이에 따라 구매력과 심리도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이우의 많은 업자는 크리스마스 제품 생산을 미리 줄이고 대신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관련 상품을 늘렸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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