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그룹 승진 임원 1천575명…코로나에도 작년보다 늘어
삼성·LG 등 전자계열 승진 늘고, 롯데·신세계 등 유통은 감소
CEO스코어 분석, 코로나19로 업종별로 '희비' 뚜렷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국내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가운데, 작년보다 임원 승진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업종별, 기업별 인사에도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실적에 기반한 세대교체 인사가 대세를 이루면서 승진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중 연말 정기 인사를 발표한 18개 그룹의 인사를 분석한 결과 사장단 31명, 부사장 이하 1천544명 등 총 1천575명이 승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연말 이들 18개 그룹의 승진자 수인 1천546명과 비교해 1.9%(29명)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부터 수시 인사로 전환한 현대차그룹은 이번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올해 삼성과 LG 등 전자·부품이 주력인 그룹은 코로나19에도 호실적을 내면서 승진자 수가 증가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올해 425명의 승진 임원을 배출해 작년보다 15.2%(56명) 늘었다.
LG그룹도 작년보다 7.3%(12명) 늘어난 177명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G그룹은 올해 삼성에 이어 전체 승진 임원이 두 번째로 많았다.
또 LS그룹은 작년 27명에서 올해 31명으로 승진자 수가 14.8% 증가했고, 대우조선해양[042660]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042670]도 사실상 인수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 84명에서 올해 115명으로 36.9% 증가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대기업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를 통한 혁신으로 요약된다"며 "대표이사 등 수장은 다수 유임하되 부사장 이하 임원들에서는 물갈이 인사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 업종 등은 승진자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롯데그룹은 연말 임원 승진자 수가 86명으로, 작년(170명)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또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51명에서 올해 36명으로 29.4%,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39명에서 올해 29명으로 승진자가 23.7% 감소했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은 올해 승진자 수가 각각 107명, 109명으로 작년보다 8.5%. 19.3% 감소했고 GS그룹은 작년 42명에서 29명으로 31%가 줄었다.
CEO스코어는 올해 대기업 승진자 수가 작년보다 늘긴 했지만 5년간 추이로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삼성그룹의 인사를 제외하면 조사 대상 17개 그룹의 승진자 수는 1천150명으로 작년보다 2.3% 감소한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기업들이 과거 외형성장을 목표로 대규모 임원 교체를 단행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성과주의에 기반한 '핀셋 인사'로 인재를 등용하고 있다"며 "재계에 3·4세 경영체제가 본격화한 가운데, 승진 규모는 최소화하고 퇴직 임원 수를 늘리면서 경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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