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영국서 확산하는 코로나 '변종'…백신에 영향주나

입력 2020-12-21 10:02
수정 2020-12-21 11:22
[Q&A] 영국서 확산하는 코로나 '변종'…백신에 영향주나

초기분석 결과 전파력 70% 빨라…"백신 효력 약화하진 않아"

영국 '긴급봉쇄'…유럽·중남미 속속 영국에 '빗장'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변종 바이러스의 특징, 전파력, 백신 효능 저하 여부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에 유전적 변이가 일어난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변종은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70%나 빠르다는 점에서 각국 보건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수도 런던을 포함해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코로나19 대응 4단계를 발령하고 긴급 봉쇄에 돌입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다른 나라들도 영국발 항공편을 막는 등 변종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을 토대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해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변종의 전파력이 얼마나 강한가?

▲ 잉글랜드 최고 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이번 변종의 전파 속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70%나 빠르다고 밝혔다. 감염 재생산지수도 0.4 이상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2이면 1명이 2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지난 18일 영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1 아래로 내려갔던 영국의 감염 재생산지수가 1.1∼1.2로 다시 높아졌다.

영국 정부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이 변종이 전염력 측면에서 다른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보다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변종은 지난 9월 말 런던 또는 인근 켄트에서 처음 나타났고, 지난달 중순에는 런던 내 확진 사례의 28%가 변종 탓에 일어났다. 그런데 이달 9일부터 일주일에 이르는 기간에는 변종이 런던 확진 사례의 62%를 일으켰다.

-- 구체적으로 어떤 변이가 일어났는가?

▲ 현재까지의 분석 결과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쇠뿔 모양의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도록 한다. 변종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와 더 쉽게 결합하도록 변화해 전파력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 변종이 코로나19 백신 효력을 약화하나?

▲ 서방국 보건 전문가들은 변종이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발란스 경은 "현재로선 백신에 의한 면역반응이 변종에도 적합하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경계심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도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변종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역시 이날 CNN방송에서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선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변종이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치명률을 높이지도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변종 확산에 영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영국은 20일부터 2주간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 일부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4단계로 격상했다. 기존의 3단계 대응으로는 변종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전면적 봉쇄에 준하는 4단계를 신설 적용한 것이다. 4단계에선 모든 비필수업종 가게, 체육관, 미용실 등의 영업이 중단되고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등교, 보육, 운동 등 목적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한다.

잉글랜드 지역에서 23일부터 5일간 적용하려던 크리스마스 시즌 제한 완화조치도 크리스마스 당일 하루로 축소하기로 했다.



-- 다른 나라들의 변종 유입 예방책은?

▲ 현재까지 유럽과 중동,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속속 영국발 항공편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에서 승객을 태운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도 같은날 밤 12시부터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영국발 항공편 착륙을 금지했으며, 프랑스도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 동안 도로, 항공, 해상, 철도 등을 이용한 모든 영국발 이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 다른 유럽국가와 사우디, 터키 등 중동 국가 역시 영국발 항공편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중남미에서도 콜롬비아가 영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엘살바도르는 영국과 함께 코로나19 변종이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온 이들의 입국도 막았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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