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없다"…미, 코로나 환자 급증에 '병원 붕괴' 위기

입력 2020-12-18 16:03
"중환자실 없다"…미, 코로나 환자 급증에 '병원 붕괴' 위기

미국서 19일 연속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 최다 기록

"백신 접종 확대해 의료체계 붕괴 막는 것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막 시작한 미국에서 확진자 수가 연일 기록적인 수준으로 쏟아지면서 병원 의료체계가 붕괴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전날 11만3천 명 가까이 발생하는 등 19일 연속으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 수는 31만1천 명을 넘어섰으며, 하루에만 3천850명 넘게 사망하기도 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로이터 자체 통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수는 23만9천 명 이상으로 집계돼,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 미국 내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100% 근접

보건 전문가들은 중환자실(ICU)이 환자로 가득 차고 병원은 복도에 병상을 마련하는 상황이라 올겨울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선 ICU의 병상 가동률이 100%에 근접해 또 다른 봉쇄령을 내리기도 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ICU 병상이 모두 다 찼다고 전하면서 "우리가 준비한 병상 수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평균 242명으로 집계돼 전주보다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료체계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샌프란시스코 보건국장 그랜트 콜팩스 박사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ICU 병상 총 286개 중 207개가 이미 사용되고 있다면서 "상황이 매우 위협적"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앞으로 몇 주간 상황이 매우 심각해질 것이며, 지역 내 병원의 ICU 가동률 역시 높아질 것이라 경고했다.

미 CBS 방송은 캘리포니아 지역 내 ICU 병상 가동률이 97%에 이르렀으며, 일부 지역에선 89.7%에서 100%까지 도달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 "의료체계 붕괴 막기 위해선 백신 접종 확대 필요"

로이터통신은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을 승인받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은 지난 13일부터 접종이 시작됐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백신도 긴급사용 승인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미 보건당국은 590만 회 분량의 모더나 백신을 각 주 정부에 배당했으며, 이번 주말부터 전역에 보급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확진자 수가 급증해 백신 접종이 시급하지만, 미국 전 지역에 폭넓게 배포되려면 몇 달은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인 상당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든 기간이 약 11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불신을 나타내며 접종을 망설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백신 접종 대상 1순위 중 하나인 의료진도 백신에 대한 태도가 엇갈린다. 이미 백신을 접종했다는 미국 한 의료진은 "동료 중 일부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일부는 백신을 빨리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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