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덮친 '해킹 대란'…러 추정 사이버공격에 비상령

입력 2020-12-18 11:33
미국 덮친 '해킹 대란'…러 추정 사이버공격에 비상령

연방정부 이어 MS도 겨냥…FBI "심각" 규정, 배후 추적

사이버안보국, 해킹 경보 발령…바이든 "대가 치를 것" 경고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에서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으로 연방 정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뚫린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해킹 사태가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미 수사 당국은 이번 공격이 여러 정부 기관에 걸쳐 컴퓨터 네트워크를 뚫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피해 조사에 나섰다고 a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됐다고 정부 관료 2명이 전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하고 관련 정보 수색에 나선 상황이다.

동시에 이번 공격을 '심각하고 지속적인' 움직임으로 규정하고 배후를 추적 중이라고 FBI는 밝혔다.

백악관도 비상에 걸렸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해외 출장을 중단하고 귀국길에 올랐으며, 지금까지 한차례 이상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됐다.

이를 보고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언급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에 터진 이번 해킹 사태에서는 해커들이 수개월에 걸쳐 국무부와 재무부, 국토안보부, 국립보건원(NIH)뿐 아니라 핵무기를 관리하는 핵안보국(NNSA)의 내부망까지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 미 IT 핵심 기업인 MS마저 이번 공격에 뚫린 것으로 17일 나타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을 겨냥한 이번 사이버 공격은 올해 3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보안 당국은 미 전역에 비상령을 내렸다.

국토안보부(DHS)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 안보국(CISA)은 이날 내놓은 해킹 경보에서 이번 해킹이 연방 기관과 중요한 기반시설을 손상했다고 밝히고, "이 위협 행위자는 이러한 침입에서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을 보여줬다"며 이를 제거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공격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기법이 쓰인 것으로 수사 당국은 파악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수사관들은 정부 컴퓨터 네트워크 침입에서 전례 없는 기법이 쓰였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공격 기법이 실제로 쓰였다면 러시아 해커들이 전 세계 정부와 기업에 접근이 가능했을지 여부를 놓고도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AP통신은 해킹 수법과 관련, 해커들은 미 정부 기관과 민간 부문에서 널리 사용되는 솔라윈즈의 오리온 소프트웨어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해 침입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강한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해킹 사건과 관련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면서 "내 행정부에서는 사이버보안을 정부의 모든 단위에서 최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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