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 백신 2차분 공급 물량 줄어…각주 혼란
이번주 290만회→다음주 200만회로 감소…화이자 "생산엔 문제없어"
미 보건부 "매주 단위로 배송 물량 정해…연말까지 2천만명 접종 계획"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미국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2차 배송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면서 각주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NBC방송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의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작전'팀의 최고운영책임자(COO) 구스타브 퍼나 육군 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내주 200만회 분량의 백신이 각주에 배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14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개시하면서 이번주 총 290만회 분량의 1차 백신 접종 물량을 각 주에 배포한 것과 비교하면 약 90만회 분량이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첫주 차보다 둘째주에 백신 배포 물량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 미 정부가 확실한 해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각주에서는 혼란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향후 2주간 배송받기로 한 백신 물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고,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대변인도 배당 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정부 관계자들은 미 정부의 온라인 백신 추척관리 시스템상에서 애초 플로리다 할당 물량으로 표시됐던 숫자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는데, 그 물량이 대폭 줄어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의 존 위스먼 보건장관도 WP 인터뷰에서 "애초 7만4천00만회 분량의 백신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4만4천850회 분량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약 40%가 줄었다"고 말했다.
미 정부와 화이자 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장관은 "화이자가 애초 발표했던 것보다 물량 생산이 부족한 상황을 겪고 있다"며 화이자의 백신 생산에 차질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반면 화이자 측은 생산과 관련한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생산과 관련해 어떤 문제도 없으며 백신 수송이 중단되거나 지연된 경우도 없다"고 반박했다.
화이자는 이날 내놓은 공식 성명을 통해서도 "우리는 초고속작전팀과 매주 회의를 통해 백신 생산·배포 가능 물량의 모든 측면을 협의하고 있다"며 "이번주 미 정부 요청대로 총 290만회 분량의 수송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현재 창고에 수백만회분의 백신이 남아있지만 추가 물량 배송과 관련한 어떠한 지시도 받은 게 없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의 백신 배포 계획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WP에 "미 정부가 백신 물량을 즉각적으로 다 배포하지 않는 것에 대해 화이자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미 보건부는 그러나 연말까지 총 2천만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애초 계획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보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백신 할당량이 줄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뒤 "각 관할지역은 앞으로 수일 동안 다른 장소에서 백신을 공급받게 된다. 이로써 각 관할구역의 부담을 덜고 업무량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생산·배포 절차가 완료된 백신 물량에 한해서만 매주 단위로 각주에서 필요 수량을 주문받아 배포하고 있는데, 주 정부는 좀 더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배송받고 싶어하는 상황이라고도 부연했다.
워싱턴주의 위스먼 장관은 이에 대해 "주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얼마만큼의 물량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이 없으면 접종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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