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지도자 백신접종 일정은…'솔선수범'부터 '안맞겠다'까지
이스라엘·인니 정상 "내가 가장 먼저 접종"
트럼프·푸틴은 전문가 권고해야 맞을듯…보우소나루 '접종거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직접 맞을지를 두고 각국 지도자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맞겠다는 이가 있는가 하면 전문가 권고가 있을 때 접종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있다.
일부는 백신 접종을 아예 거부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이 자국에서 가장 먼저 접종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범을 보여 접종이 가능하고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최초 대상으로 삼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일(현지시간)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접종을 시작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내년 1월 말까지 수백만 회분 백신이 사용 가능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접종을 권유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역시 본인이 백신을 가장 먼저 맞겠다고 한 정상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시노백과 시노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가 생산한 백신 도입을 결정했거나 추진 중이다.
일부 물량을 확보한 시노백 백신은 자국 식약청의 긴급 승인이 나는 대로 이달 말부터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부는 백신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내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첫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이르면 다음 주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그는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공개적으로 맞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지난 16일 한 행사에선 "(백신을 맞으려는) 줄을 앞지르고 싶지 않다"면서도 "백신을 맞아도 안전하다는 걸 미국인에게 보여주고 싶으며 이를 공개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접종 시기는 아직 불분명하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그가 백악관 의료진이 권유하지 않는 한 백신을 맞지 않을 것 같다고 CNN에 전했다.
대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8일 TV 카메라 앞에서 접종하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전문가들이 개발해 대중 접종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아직 맞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자신이 백신 접종이 권장되는 연령대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전문가들의 권고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가능해지면 반드시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예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내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인지는 내 문제"라면서 "나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간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이라고 부르는 등 심각성을 무시해오다가 지난 16일 "코로나19가 처음부터 우리를 괴롭혔다"며 태도를 바꿨다.
브라질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내년 2월 중순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총리 겸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지난달 4일 3상 임상 시험 중인 중국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을 앞장서 맞았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