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2020] '코로나 충격'에 휘청했지만…뒷심 발휘한 한국 수출

입력 2020-12-17 07:10
[결산2020] '코로나 충격'에 휘청했지만…뒷심 발휘한 한국 수출

3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4분기부터는 회복세

반도체·바이오헬스 선전했지만 자동차 포함 대다수 품목 부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한국 수출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주요국의 락다운(봉쇄령) 조치로 생산이 차질을 빚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자동차를 비롯해 대표적인 품목들의 수출길이 막히게 된 것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 수출은 비대면 산업과 홈코노미(홈+이코노미) 관련 제품, 바이오헬스 등 품목에서 새로운 수출동력을 찾으며 반등 기회를 만들어냈다.

◇ 코로나 여파로 2년 연속 역성장…4분기 들어 일부 회복세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6.4% 감소한 5천7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역성장하는 것이다. 작년 수출은 5천424억달러로 2018년보다 10.3% 줄었다.

작년 말에만 해도 올해 수출은 전년보다 3.0% 증가해 5천5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연초부터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등장하면서 재기를 노리던 수출길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코로나19 초기였던 1∼2월 잘 버티던 수출은 3월부터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1.7%)로 돌아섰다.

이후 전 세계 대유행으로 번진 4월부터는 직격탄을 맞았다.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6% 감소했다. 수출액으로는 2016년 2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소치이고, 감소 폭은 역대 3위 규모였다. 무역수지는 9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멈추고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에도 수출은 5월(-23.8%), 6월(-10.9%), 7월(-7.1%), 8월(-10.3%) 등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9월에는 7.3% 증가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이후 처음 반등했지만 이는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2.5일 늘어난 영향이 컸다. 조업일수가 2일 부족했던 10월에는 3.8% 감소해 회복세가 한 달 만에 꺾였다.

11월 수출은 조업일수 부족(-0.5일)에도 4.0% 늘어 다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상태다.

분기별 추이를 보면 코로나19의 직접 영향을 받은 2분기에 저점을 찍고서 3분기부터 회복을 시작해 4분기에는 침체에서 벗어난 양상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서도 주요국의 락다운 조치가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차츰 재개되면서 수출길이 뚫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반도체·컴퓨터·바이오 '호조', 석유화학·자동차 '침체'

올해 수출 실적은 품목별로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5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 컴퓨터,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 4개 품목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도체와 컴퓨터는 1∼11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 62.7%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비대면 생활방식의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등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특히 반도체는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동시에 3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간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인 2018년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바이오헬스는 1∼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0% 증가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방역제품에서 큰 성과를 보인데다 하반기에는 국내 제약사의 바이오시밀러 신규 출시 효과까지 더해졌다.

반면에 석유화학, 석유제품, 자동차 등 11개 품목은 뒷걸음질했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1∼11월 수출이 1년 전보다 각각 17.8%, 41.2% 줄었다. 코로나19에 더해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도체와 더불어 대표 품목인 자동차의 1∼11월 수출은 14.0% 감소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내 자동차 판매가 위축된 데다 국내공장의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타격을 입었다.

다만 자동차 수출은 9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며 회복되는 조짐이다.

전반적으로 올 한 해 한국 수출은 코로나19로 고전했지만, 주요국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무역기구(WTO)의 통계를 보면, 올해 3분기까지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의 수출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한국은 중개무역국인 홍콩과 네덜란드를 제외하고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양호한 성적을 냈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전환 가속화, 친환경 확대 등 코로나19로 바뀐 경제구조에 맞게 우리 수출이 나아가고 있다"면서 "올해는 수십년 내 제일 어려웠지만, 회복세는 뚜렷하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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