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렸다가 회복' 브라질 대통령 "백신 안 맞겠다"
접종 의무화 반대 입장 확인…말라리아약 사용 주장 반복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TV 방송 인터뷰를 통해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의 승인을 받는 코로나19 백신을 가능한 한 모두 구매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신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때문에 내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인지는 내 문제"라면서 "나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200억 헤알(약 4조3천450억 원)의 예산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백신 접종은 의무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원하는 사람에만 자신의 책임 아래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8∼10일 2천16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사를 밝힌 답변은 73%였고 22%는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의견은 찬성 56%·반대 43%로 나왔다.
이날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말라리아약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약품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자신이 수개월 전에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경험을 언급하면서 "이 약품들이 내 목숨을 살렸다"고 말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구충제 이버멕틴 등을 사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이들 약품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방역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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