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도 마침내 바이든에 '당선 축하' 서한
"내정 불간섭·자결 외교원칙 계속 준수될 거라 믿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미뤘던 당선 축하 인사를 비로소 건넸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오전 기자회견에서 전날 밤 미국 선거인단 투표가 끝난 후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전날 미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예상대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멕시코 외교부가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9년 전 처음 만난 바이든 당선인과의 개인적인 인연과 이웃이면서 역사, 경제, 문화적으로 연결된 양국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력과 우정, 상호 주권 존중을 기반으로 우호적인 양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바이든 취임 후 "양국이 헌법에 명시된 외교정책의 기본 원칙, 특히 내정 불간섭과 자결 원칙을 계속 준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당선인이 이민자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준 것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덕분에 "멕시코 남부와 중미 지역의 개발과 복지를 향상시키는 계획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대통령의 당선 축하는 다른 주요국 정상들에 비해 한 달 이상 늦은 것이다.
대부분의 주요국 정상은 미 대선 나흘 후인 지난달 7일 미국 언론이 일제히 바이든 승리를 선언하자 곧바로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터키, 중국 등의 정상도 시차를 두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으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 선거 절차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축하 인사를 미뤘다.
미국과 지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가까운 멕시코 대통령의 '축하 보류'를 두고 멕시코 안팎에서 외교적 실수라는 비판도 나왔다. 미국은 멕시코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이민, 범죄 등의 이슈에서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나라다.
멕시코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좌파 성향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로 멕시코를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취임 전 히틀러에 비유하기도 했으나, 취임 이후엔 트럼프 대통령과 예상 밖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편 멕시코 대통령과 더불어 축하 인사를 아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선거인단 투표 이후에야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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