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전직 FBI 요원 실종 책임' 이란 관리들 제재
정권교체 앞둔 트럼프 행정부 이란 제재 추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4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 로버트 레빈슨의 실종과 관련해 이란 관리 2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이란 정보보안부의 모하마드 바세리와 아마드 카자이 등 2명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들이 13년 전 이란에서 일어난 레빈슨의 납치와 구금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란 당국이 그를 납치했고 수감 중 사망했을 수 있다고 의심해왔다.
미 관리들은 오랫동안 실종된 레빈슨이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레빈슨의 가족은 지난 3월 성명에서 "우리는 최근 미국 관리들에게서 정보를 들었으며 이를 통해 이들도 우리도 레빈슨이 이란에서 구금 중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은퇴한 FBI 요원인 레빈슨은 2007년 3월 9일 이란 남부 키시섬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행방불명됐다.
미국 관리들은 그가 실종 당시 민간 회사에 고용돼 개인적인 탐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AP통신은 2013년 그가 중앙정보국(CIA)의 정보분석 부서를 위해 이란에서 간첩 행위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레빈슨의 행방을 모른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AP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이란 정권이 레빈슨 납치와 관련해 정부의 역할을 은폐하기 위해 수년간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레빈슨 납치는 "이란 정권이 부당한 행동을 기꺼이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잔혹한 사례"라고 비난했다.
현재 미국에는 다른 3명의 미국 시민이 구금돼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성명은 다음 달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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