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 발병 원인 유전자 46개 규명…"정밀의료 기여가능"

입력 2020-12-14 14:31
수정 2020-12-14 15:26
루푸스 발병 원인 유전자 46개 규명…"정밀의료 기여가능"

동아시아인 21만명 유전체 분석…유전적 이질성 이해 제고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이하 루푸스)의 발병과 연관된 새로운 원인 유전자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가 총괄 주도하고, 김광우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20만8천370명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65개 기관에 소속된 총 102명의 공동연구자가 참여한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루푸스 유전자 연구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분석 결과 루푸스의 발병과 연관된 유전변이가 있는 유전자 46개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지금껏 밝혀진 루푸스 원인 유전자가 불과 100개 남짓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46개의 유전자를 신규로 규명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루푸스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전신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피부뿐 아니라 관절이나 신장 등 우리 몸 모든 부위를 공격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유럽인보다 동아시아인에서 유병률이 높고 증상도 심한 편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대부분 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탓에 동아시아인에게서만 나타날 수 있는 유전적 이질성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한국인과 유전적 동질성이 높은 동아시아인의 루푸스 원인 유전변이를 규명한 이번 연구는 향후 국내 루푸스 환자를 위한 정밀의료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배 교수는 "그동안 발견 못 한 루푸스 연관 유전자 46개가 새로 발굴돼 루푸스 발병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동아시아인의 루푸스 발병 예측 및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류마티스 질병 연보'(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