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일본군 성폭력 단죄 'NGO 법정' 20주년 온라인 심포지엄

입력 2020-12-13 18:06
옛 일본군 성폭력 단죄 'NGO 법정' 20주년 온라인 심포지엄

이옥순 할머니 등 참가…日정부의 완전 배상·사죄 거듭 촉구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옛 일본군의 위안부 성폭력 문제를 다룬 '여성 국제전범 법정' 개최 2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심포지엄이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아시아 각국의 비정부기구(NGO)가 주최했던 '여성 국제 전범 법정'은 2000년 12월 8~12일 도쿄에서 열렸다.

이 법정은 일제의 위안부 제도가 당시의 국제법을 위반하는 범죄라고 판단해 태평양전쟁 종전 후에 극동 군사재판(도쿄재판)에 기소되지 않았던 쇼와(昭和·히로히토 일왕의 연호·1926∼1989) 일왕에게 인도(人道)에 대한 죄책을 물어 유죄를 언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열린 이 날 심포지엄의 참가자들은 '여성 국제 전범 법정' 이후 20년이 지났는데도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인종차별과 성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남녀 모두가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필리핀인 위안부 피해자인 나르시사 클라베리아(88) 할머니는 "일본 군인에게 부모와 형제가 살해당하고 기아 속에서 매일 밤 레이프(강간)를 당했다"고 울면서 증언했다.

한국의 이옥순(93) 할머니도 "전시 중 일본 병사에게 강제로 위안소로 끌려갔다. 저항하면 구타를 당해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레이프 당했다"고 증언하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했다.

'여성 국제 전범 법정'의 수석 검사를 맡았던 호주인 법률가 우스티나 돌고폴 씨는 "이 운동은 인종차별과 노예제, 식민지주의를 규탄한다는 점에서 흑인 차별에 반대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운동과 닮았다. 같은 차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완전한 배상과 사죄를 거듭 요구한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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