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성장동력 키운 최정우…실적개선·안전강화는 숙제
'최정우호 2기' 내년 출범…이차전지·수소사업 본격 강화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최정우 포스코[005490] 회장이 지난 11일 이사회를 통해 최고경영자(CEO) 단독후보로 추천되면서 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까지 거치면 '최정우 호(號) 2기'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된다.
◇ 성장동력 발굴 성과…실적부진·잦은 사고는 오점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 후 지난 2년여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新)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무통' 출신인 최 회장 체제에서 포스코는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고 부채비율은 낮아지는 등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
이 덕분에 포스코는 해외 철강사와 달리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취임 후 비(非)철강 분야의 사업 강화에 주력해왔다. 철강 업황이 장기침체 국면에 빠진 가운데 신성장동력을 키워 부담을 덜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현재 이차전지 소재사업, 액화천연가스(LNG)사업, 곡물사업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에 대한 최 회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최 회장은 작년 4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통합해 포스코케미칼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달엔 이차전지 소재 투자를 위해 포스코케미칼에 대한 1조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외에 포스코가 사회 일원으로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 시민'으로 발전하겠다는 경영이념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온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실적 면에선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포스코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8년 5조5천426억원에서 2019년 3조8천689억원으로 30% 줄었다. 올해는 2분기에 코로나19 여파로 1968년 창사 이래 처음 분기 적자(별도 기준)를 냈다.
한 분기만인 3분기에 다시 흑자로 전환하긴 했지만, 최 회장에겐 뼈아픈 기록이다.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은 점도 오점으로 꼽힌다.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최 회장 취임 후 1년간 산업재해와 돌연사로 원·하청 노동자 4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
최근에는 지난달 24일 3명의 사망자를 낸 광양제철소 산소공장 배관작업 사고에 이어 이달 9일 포항제철소 내 3소결공장에서 협력사 하청업체 직원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 이차전지·수소사업 속도…안전한 일터·탄소중립은 숙제
최 회장은 내년 3월 새 임기를 시작하면서 안전사고 재발 방지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 2일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향후 1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위험·노후 설비에 대한 전수조사, 다중 안전 방호장치 및 안전관리 CCTV 추가 설치, 안전사고 방지 훈련 인프라 구축, 안전관리 요원 2배로 확대, 안전기술대학 설립 등을 약속했다.
이차전지 사업에는 더욱 공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는 최근 원료 조달부터 소재 생산까지 이차전지 관련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해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연매출 2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3조원은 지난해 포스코의 별도 기준 매출인 30조원에 버금가는 규모로, 현실화하면 철강과 함께 그룹의 양대 핵심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수소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수소사업 진출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을 마련했다. 여기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를 외부에 판매하거나 수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목표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 배출을 줄여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것도 최 회장 앞에 놓인 큰 과제다.
철강업은 대표적인 탄소 다(多)배출 업종이다. 정부는 최근 '2050 탄소중립' 전략을 통해 탄소 다배출 업종의 저탄소화를 촉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전날 기후행동보고서를 발간하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수소환원제철과 같이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나서 '그린스틸'을 생산할 수 있는 저탄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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