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영국인 기대수명 약 1년 줄어"
옥스퍼드대 연구팀, 초과 사망률 기반 추산…여성 0.9년·남성 1.2년↓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영국인의 기대수명이 약 1년가량 단축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대수명'(Life expectancy at birth)이란 특정 연도의 0세 출생자가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연수를 말한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특정 질병 유행 등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비율인 초과 사망률과 코로나19 사망자를 포함한 총사망자 수를 지난 10년(2010∼2019년) 통계와 비교해 바이러스 대유행에 따른 기대수명을 산출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결과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 여성의 기대수명은 올해 82.6세로 지난해의 83.5세보다 0.9년 단축됐다.
남성의 기대수명은 78.7세로 지난해(79.9세)보다 약 1.2년 줄어들었다.
이 지역의 기대수명은 수십 년간 정체기를 거친 뒤 지난 50년간 꾸준히 개선되어 왔는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올해 기대수명은 10년가량 전으로 돌아간 셈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리디 카샤프 옥스퍼드대 부교수는 "20세기 들어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의 기대 수명 지표는 우상향 흐름을 보여왔다"며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이전에 실로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강도의 단절이다.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보고된 지난 3월 2일부터 11월 셋째 주까지의 통계를 분석했다.
이 기간에 예상보다 약 5만7천419명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2020년 사망자 예상치보다 15%나 많은 것이다.
독감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2015년에도 2만8천여 명의 관련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기대수명 감소 폭은 0.2년에 불과했다.
영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영국의 초과 사망률은 유럽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싱크탱크 킹스 펀드의 비나 롤리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는 특히 극빈자 커뮤니티에 특히 크게 영향을 미쳤다. 즉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지역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며 "그 격차는 2020년 연간 공식통계가 나오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패트릭 휴블린 교수 역시 현재 동료 평가가 진행 중인 연구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미국의 기대수명도 급격하게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휴블린 교수는 초과 사망률 통계 대신 존스홉킨스대학이 자체 집계한 사망자 통계를 이용, 올해 연간으로 영국의 기대수명 단축이 예상되며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6만2천5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8일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6만1천5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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