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약국' 인도, 코로나19 백신 대량 생산 준비 박차

입력 2020-12-11 14:04
'세계의 약국' 인도, 코로나19 백신 대량 생산 준비 박차

세계 백신 생산 60% 담당…수요 폭증 대비 생산 규모 대폭 확대

세룸, 연 10억 회분 생산 추진…약병·주사기·콜드체인 업체도 분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세계의 약국'으로 불리는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 의료용품 대량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 세계 각국에서 관련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복제약 수출국이자 세계 백신 생산의 60%가량을 맡은 핵심 제약 공급국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에는 현재 8개 이상의 인도 제약 회사가 뛰어든 상태다.

11일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을 종합하면 이런 분위기를 선도하는 업체는 세계 최대 백신 회사 세룸 인스티튜트(SII)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 업체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해 임상 시험 중인 SII는 이미 5천만 회 접종분 생산을 마친 상태다.

영국과 인도에서 이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이 떨어지면 곧바로 물량을 풀기 위해서다.

SII는 내년 7월까지 4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관련 설비도 증설 중이라 앞으로 연간 10억 회분의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아다르 푸난왈라 SII 최고경영자(CEO)는 엄청난 백신 생산 물량을 고려할 때 인도보다 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에 기여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자체 백신을 개발 중인 바라트 바이오테크도 남미, 아시아, 동유럽 등 10여 개국과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다.

바라트 바이오테크도 인도 당국에 자체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또 다른 제약업체 헤테로 바이오파마는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크V'에 대해 1억 회분 이상 생산을 준비 중이다.

다만 현재 인도 업체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초저온 유통이 필요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백신에 대한 생산 계획은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 관련 의료용품·유통 업체도 분주해졌다.

의료용품 제조업체 쇼트 카이샤는 백신용 약병 연간 생산 규모를 15억 병으로 3억 병 더 늘렸다. 이 업체는 국내외 10여 개 업체에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현재 3억5천만 병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춘 SGD파마도 1억 병 추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주사기 업체도 마찬가지다.

힌두스탄 주사기는 내년 중반까지 생산 규모를 10억 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현재보다 42% 늘어난 생산 규모다.

인도 최대 콜드 체인(저온 유통망) 업체인 스노맨은 내년 3월까지 백신 취급 규모를 지금의 두 배인 2억 회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배리 오'패럴 인도 주재 호주대사는 "모든 국가의 수요에 맞춰 충분한 양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규모를 갖춘 나라는 인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각국 대사와 함께 중부 하이데라바드에서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 생산 공장을 돌아봤다.

한편,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79만6천769명으로 전날보다 2만9천398명 증가했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9월 중순 10만 명에 육박했으나 최근에는 2만∼3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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