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열대늪지 판타나우 화재 주범은 인간과 정부"
브라질 하원 위원회 보고서 "올해 삼림 파괴면적 2000∼2018년의 10배 이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대륙의 생태계 보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세계적인 열대 늪지 판타나우에서 계속되는 화재가 인간들의 방화 행위와 정부 당국의 무관심 때문에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하원 특별위원회는 전날 공개한 300쪽 분량의 삼림 현황 보고서를 통해 판타나우 화재를 기후변화 탓으로만 돌릴 수 없으며 인간의 범죄적인 방화와 정부의 소홀한 단속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국립 판타나우 연구소(INPP)와 마투 그로수 연방대학, 국립통계원(IBGE) 등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판타나우에서 불에 탄 삼림이 2만3천㎢로 2000∼2018년에 파괴된 면적(2천100㎢)보다 10배 이상 넓다고 말했다.
판타나우에서는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 사태가 계속되고 있고, 고온 건조한 날씨 때문에 화재도 급증했다.
정부가 환경보호보다 개발을 앞세우면서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가축 사육을 위한 목초지와 농경지 확보, 불법 광산개발 활동 등을 위해 일부러 지른 불이 대형 화재로 번져 큰 피해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준으로 올해 1∼10월 판타나우에서 발생한 화재는 2만1천84건으로 집계돼 2005년 같은 기간의 1만2천536건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06∼2018년에 적게는 1천500여 건, 많게는 9천800여 건이던 화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1만25건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그보다도 배 이상 늘었다.
판타나우는 전체 면적의 80% 정도가 브라질에 속하고 나머지는 볼리비아·파라과이에 걸쳐 있다.
이곳에는 3천500여 종의 식물과 550여 종의 조류, 120여 종의 포유류, 260여 종의 민물고기, 80여 종의 파충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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