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인구·열악한 인프라…인도, 백신 보급 '난제' 어떻게 푸나

입력 2020-12-10 14:23
13억 인구·열악한 인프라…인도, 백신 보급 '난제' 어떻게 푸나

콜드체인 등 설비·유통 시스템 취약…관련 인력도 부족

정부, 추가 장비 확보·보급 나서…전문가 "5∼10배 늘려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구 대국' 인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유통·보급이라는 강력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13억8천만 명에 달하는 인구에 빠르고 안전하게 백신을 보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콜드 체인(저온 유통망) 등 인도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고려하면 현지 백신 보급 과정에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AN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연방정부는 이날부터 각 주에 대형 냉장실, 출입형 냉각기, 냉동고 등 백신 유통 관련 설비를 추가로 보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는 저온 유통망 확보가 필수다. 특히 최근 영국에서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70℃의 초저온 상태로 유통돼야 한다.

비교적 저온에 덜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2∼8℃의 냉장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현재 인도에는 2만8천947곳의 콜드체인 거점에 8만5천634개의 백신 보관용 냉장·냉동 설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냉장 트럭 700대에 5만 명의 콜드체인 기술자가 확보된 상태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백신을 원활하게 보급하려면 인프라가 더 확충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ANI통신은 "현재 콜드체인 규모는 초기 3천만 명 접종분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더욱 큰 문제는 그나마 확보된 기존 콜드체인 설비에 여러 하자가 있다는 점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냉장·냉동고의 온도계가 작동하지 않거나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 등 인도 내 많은 곳의 콜드체인 시스템이 비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3월이면 30℃를 넘어가기 시작하는 인도의 날씨도 저온 유통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백신 접종 및 사후 관리를 맡을 인력도 크게 모자라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관련 시민운동가인 T. 순다라라만은 "정부는 현재 확보된 인프라의 5∼10배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면역학연구소의 사티아지트 라트 박사도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기존 면역 관련 인프라가 이용될 것이라고 들었다며 "이는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는 콜드체인 설비는 물론 주사기 등을 더 조달해 보급에 나서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백신 보급 관련 인력 교육 자료, 표준행동지침(SOP)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우리는 광범위하고 숙련된 백신 접종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 "이를 밑천으로 삼아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당국은 약 1천만 명의 의료·보건 부문 종사자를 포함해 약 3억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할 방침이다.

의료인과 함께 경찰, 군인, 지자체 직원 등 2천만 명을 비롯해 50대 이상 연령층과 50대 이하 합병증 환자를 합친 2억6천만 명이 초기 접종 대상이다.

인도 정부는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백신 5억 회 접종분 등 16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도입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백신 대부분이 2회 접종을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8억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현재 인도 정부에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을 개발 중인 인도 업체 세룸 인스티튜트(SII), 바라트 바이오테크 등 세 업체의 백신 긴급 사용 신청서가 접수된 상태다.



한편,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76만7천371명으로 전날보다 3만1천521명 증가했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9월 중순 10만 명에 육박했으나 최근에는 2만∼3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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