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망자 역대최다…메르켈 "접촉 최소로 줄여야" 강력 호소(종합)
예외적으로 목소리 높여…"부분봉쇄보다 강력한 방역조처 도입 필요"
독 국립과학아카데미 "접촉 필수적인 경우 외 최소한도로 줄여야"
"크리스마스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상점 문 닫고, 학교방학 연장"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하루 사망자가 590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접촉을 최소한도로 줄여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하면서 부분봉쇄보다 강력한 방역조처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집계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사망자는 590명 늘어 1주일전 기록했던 역대 최다 기록(487명)을 경신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2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815명 늘어 전주보다 3천545명 더 많이 증가했다. 직전 하루 최다 기록은 지난달 20일 기록한 2만3천648명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9일 연방하원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에서 부분봉쇄 추가 강화 필요성에 힘을 실으면서 "아직 접촉 수준이 너무 높다"면서 "접촉을 충분히 줄이지 못했다"고 경고했다.
이날 역대 가장 많은 사망자수에 평소의 차분한 톤에서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메르켈 총리는 "정말 진심으로 미안하지만, 글뤼바인이나 와플 판매대에서 먹거리를 사서 집에 가야하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지만, 하루에 590명의 생명이 죽어가는 형태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전에 너무 많은 접촉을 하고, 결국 이번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된다면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는 안된다.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국립과학아카데미의 권고가 올바르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의 싸움에서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독일 국립과학아카데미 레오폴디나는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서는 접촉을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경우 외에는 최소한도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크리스마스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식료품이나 의약품 등 생필품 외의 물품을 판매하는 상점을 모두 닫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각급학교 방학도 14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연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개학하면 모든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메르켈 총리는 "과학이 우리에게 크리스마스에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기 전에 한 주일간 접촉을 줄이라고 거의 간청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다시 생각해 학교 방학을 (12월) 19일이 아닌 16일에 시작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희망의 실마리가 보이지만, 내년 1분기까지는 백신접종을 일부 계층에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아동 보육시설과 학교를 닫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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