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28년 전 병원서 뒤바뀐 아기' 1억여원 배상판결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법원이 28년 전 병원에서 아기가 바뀐 사건과 관련해 1억여 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8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허난성 카이펑(開封)시 구러우(鼓樓)구 인민법원은 전날 야오처(姚策)씨와 친부모가 허난(河南)대학 화이허(淮河)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 1심에서 총 76만여 위안(약 1억2천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야오 씨 등은 병원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180만 위안(약 2억9천만원)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야오 씨와 친부모에게 각각 20만 위안(약 3천만원)씩 40만 위안(약 6천만원)만 인정했다.
야오 씨는 또 자신이 앓고 있는 간암 치료비용와 관련해서도 병원 측에 91만6천여 위안(약 1억5천만원)을 청구했는데, 재판부는 입증이 가능한 60만2천여 위안(약 1억원) 중 60%인 36만1천여 위안(약 6천만원)만 병원 측이 배상하도록 했다.
야오 씨의 친부모에게는 근로시간 결손 및 교통비용 등 7천여 위안(악 116만원)을 추가로 주도록 했다.
재판부는 "병원 측 과실로 야오 씨와 친부모는 28년 동안 헤어졌고, 다시 만난 뒤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느낀 만큼 병원이 이에 대한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사건의 실제 상황, 병원의 과실 정도 및 지역주민의 평균 생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카이펑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1천800위안(약 860만원)으로, 중국 전체(7만892위안·약 1천178만원)보다는 다소 낮다.
재판부는 또 "병원 측이 규정과 달리 야오 씨에게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또 아이가 뒤바뀐 만큼 병원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면서도 "간암은 개인차나 생활환경 등 여러 요인과 관련있는 만큼 병원은 간암에 따른 야오씨의 합리적 손실액 중 60%에 대한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이번 판결을 두고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배상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병원 측이 최소한 야오 씨의 치료비용을 전액 배상해야 한다", "병원 측의 중대 과실이 두 가정을 망쳤는데 이 정도만 물어준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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