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선가, 고양이 50마리에게 유산상속
금액은 많지 않아 비공개
고양이 사는 지하실 수리비로 쓸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프랑스의 자선사업가가 러시아 한 미술관의 고양이들에게 유산을 남겨 화제다.
8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프랑스의 자선가가 이달 초 변호사를 통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고양이 50여마리에게 일부 유산을 상속했다.
미술관측은 상속된 금액이 많지 않다면서 고양이들이 사는 미술관 지하실을 수리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술관 관리 책임자인 미하일 피오트로프스키는 "우리의 프랑스 친구가 먼 곳에 있는 이곳의 고양이들을 위해 조그만 유산을 남겼다"면서 "그런 멋진 행동이 프랑스에서 왔다는 사실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 궁전으로 불리는 이 미술관은 300만 러시아 예술가들의 고향이기도 하며, 설립 초기부터 고양이들이 특별히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미술관 설립자는 예술품들을 갉아먹는 쥐를 쫓아내는 고양이들에게 '미술관 수호자'의 지위를 부여했으며, 그에 따라 고양이들은 전용 세탁기와 수의사는 물론 이들을 전담해서 돌보는 직원들까지 있다.
월드컵축구 경기가 열릴 때는 러시아의 승리를 예측하기도 하는 등 명성을 얻으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왔다.
피오트로프스키는 "과거에도 고양이들을 위해 돈을 기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지난달 별세한 블라디미르 포르토프 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원장은 수시로 미술관에 들러 고양이들에게 돈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들이 프랑스 자선가의 선의에 크게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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