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5G사업 화웨이 참여 허용 목소리 커져…부통령도 지지
화웨이 배제로 기울던 정부입장 변화 조짐…재계도 화웨이 참여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을 위한 국제입찰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계속된 압력에 따라 화웨이 배제 쪽으로 기울었던 브라질 정부의 입장이 서서히 달라지는 분위기다.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은 7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상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행사에서 한 연설을 통해 5G 구축을 위한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브라질이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모우랑 부통령은 현재 브라질의 3G와 4G 분야에서 사용되는 통신 장비의 40%가 화웨이 제품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화웨이가 장비를 공급하지 않으면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며, 그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우랑 부통령은 국가 주권, 개인정보 보호, 경제성 등 3가지 측면을 존중한다는 전제 아래 화웨이가 5G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연방정부 내에서도 인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통신부 산하 국가통신국(Anatel)은 지난주 화웨이에 대해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 5G 국제입찰 규칙을 마련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화웨이의 장비를 5G에 사용하면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탈취당할 수 있다며 5G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클린 네트워크' 구상에 참여하라고 브라질을 압박했다.
'클린 네트워크'는 5G 통신망과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이다.
브라질 정부는 '클린 네트워크'를 지지하며 화웨이 배제를 시사했으나 재계의 강력한 반대로 고심하고 있다.
재계는 통상·투자 분야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5G 사업에서 화웨이에 대해 차별적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이동통신업체 단체인 '커넥시스 브라질 디지털'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5G 사업과 관련한 입찰과 사업자 선정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화웨이 참여 허용을 촉구했다.
브라질 정부의 5G 국제입찰은 내년 6월로 늦춰졌으며, 내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에 시험단계를 거쳐 2022년 중 본격적인 5G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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