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EU, 미래관계 협상 중단…"핵심 쟁점 놓고 막판 이견"
존슨 영국 총리·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5일 회동…논의 주목
'공정경쟁환경·지배구조·어업' 3대 쟁점 이견 해소 못해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영국과 EU 간 미래관계 협상이 핵심 쟁점에 대한 막판 이견으로 다시 중단됐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측 협상 수석대표와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일주일간 런던에서 강도 높은 협상을 한 끝에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과 지배구조, 어업 분야에서의 중대한 차이로 인해 합의 조건에 이르지 못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5일 만나 협상 진행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로크 샤르마 영국 산업장관도 이날 협상이 "어려운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역시 만약 협상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거부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EU의 막판 요구 사항이 협상을 결국 교착에 빠트렸다고 주장했지만, EU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영국은 EU와 브렉시트 합의를 통해 지난 1월 말 EU 회원국에서 탈퇴한 후 올 연말까지를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한 전환기간으로 설정했다.
양측은 전환기간 내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지난 3월부터 9개월간 협상을 계속해왔다.
특히 전환기간 종료가 임박함에 따라 바르니에 수석대표가 지난 주말 영국 런던으로 넘어와 양측은 일주일 가까이 강도 높은 대면 협상을 벌였다. 이르면 이번 주말 최종 합의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측됐으나 결국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AP에 따르면 양측은 여러가지 이슈를 놓고서는 합의를 이뤘지만, 공정경쟁환경, 지배구조, 어업 등 세 가지 쟁점을 놓고서는 의견 차가 여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경쟁환경은 영국이 EU로 물품을 수출할 때 지켜야 하는 기준 등을 다루는 핵심 분야로, 이와 관련해 EU는 영국이 자국 산업에 정부 보조금을 늘리고 환경 기준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영국은 향후 자국의 경제 정책 운용을 놓고 EU가 제한 조치를 두려는 것에 대해 거부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어업과 관련해서는 영국 수역 내에서 어획량 쿼터 배분을 놓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영국은 EU를 탈퇴한 만큼 새로 체결할 어업협정에서는 자국 어선의 어획 쿼터를 대폭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EU는 EU 선박들의 어획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분야에 대해서는 프랑스가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양측이 당초 예정했던 협상 시한을 넘긴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수일 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면서도 연말이 다가오는 점을 고려해 양측이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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