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 영웅' 파키아오, 여당 대표로 선출…대선 발판?

입력 2020-12-03 19:01
필리핀 '복싱 영웅' 파키아오, 여당 대표로 선출…대선 발판?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1) 상원의원이 여당 'PDP라반' 대표로 선출됐다.



파키아오 의원이 2022년 예정된 차기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그의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3일 GMA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아오 의원은 전날 PDP라반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취임사에서 "PDP라반 대표로서 공평하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집이 없고 직장도 없으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기 위해 여기에 있다"면서 "이것이 매니 파키아오가 이끄는 PDP라반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빈민가에 태어나 생계를 위해 링에 오른 파키아오는 세계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복싱 영웅이다. 지금도 웰터급 세계 챔피언이다.

전성기 때는 대통령에 출마해도 당선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를 바탕으로 2009년 정치에 화려하게 입문, 하원의원을 거쳐 2016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그의 오랜 파트너인 프로모터 밥 애럼은 지난 6월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마우리시오 술라이만 세계복싱평의회(WBC) 회장과의 대화에서 "복서 출신 첫 대통령은 파키아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파키아오와 영상통화를 했는데 '2022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식에 나를 부르겠다는 말도 했다"고 전해 파장이 일었다.

당시 파키아오 의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대화 내용을 부인했지만,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날 취임사에서도 "정치 얘기는 하지 말자"면서 "선거는 아직 멀었다"며 말을 아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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