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공공전세주택 미리 보니…방3개·화장실2개 딸린 중형 면적

입력 2020-12-03 17:31
[르포] 공공전세주택 미리 보니…방3개·화장실2개 딸린 중형 면적

LH, 다자녀가구 대상으로 공급한 수원 오피스텔 매입임대주택 공개

깔끔한 인테리어 인상적…"매입 과정에 안전·보안 설계 반영할 것"



(수원=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이런 면적과 내부가 내년부터 중점적으로 공급될 공공전세주택의 모습입니다."

강기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처장은 3일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주최한 '공공전세주택 미리보기' 현장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LH가 매입해 공급한 이 오피스텔은 지하 2층∼지상 9층, 전용면적 75∼81㎡, 48가구로 구성돼있다.

두 자녀 이상인 다자녀가구에 공급한 매입임대주택으로, 정부가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수도권에 1만8천가구를 공급할 예정인 공공전세주택과는 유형이 완전히 다르다.

다만 공공전세주택이 이와 비슷한 면적과 내부가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날 행사가 기획됐다.

면적이 가장 큰 전용 81㎡를 둘러봤더니 흰색 풍의 세련된 인테리어가 새 아파트와 다름이 없어 보였다.

방 3개에 화장실 2개가 딸린 널찍한 공간을 갖췄다. 주방에는 인조대리석을 쓴 식탁의 색깔 톤과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의 밝기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였다.

더욱 넓은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한 수납공간에도 눈길이 갔다.

꼭대기 층인 9층에 있는 같은 면적은 주변 경관이 한눈에 보이는 조망과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된 복층 구조의 옥탑방이 꽤 인상적이었다.

주차장도 한 가구당 한대꼴로 확보했다.

다자녀가구를 상대로 모집한 공공주택인 만큼, 1층에는 초등학생 방과후·방학중 돌봄 지원을 위한 센터 공사가 한창이었다.

무상으로 초등학생 36명까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지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오피스텔의 단점인 환기나 보안, 안전 문제 등을 보강한 조처는 보기 힘들었다.

통상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건축물 외벽의 내부선(일명 안목치수)이 아니라 벽체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면적을 산출해 전용률이 낮은 편이다.

또 노대(발코니) 설치가 불가능해서 환기와 통풍, 화재 시 대피에 취약하다.

나 홀로 주택이라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고, 보안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단점이다.

강기관 처장은 "신축 오피스텔을 매입한 것이라 실내 내부는 아파트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공공전세주택 공급을 위한 매입약정 과정에서는 안전과 편의성을 두루 갖춘 주택을 매입해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철 LH 경기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처 차장은 "이 주택은 민간 사업자가 건설 도중에 약정이 이뤄져 우리가 원하는 방향의 시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공공 전세를 위한 매입약정 과정에서는 대피 공간과 소방시설, 보안 등을 고려한 설계를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입지와 임대료 측면에서도 공공전세가 수요자들로부터 매력을 끌지 의문이 들었다.

이날 공개된 다자녀가구 매입임대주택은 아직 입주 전이라 입주민들을 직접 만나볼 수는 없었다.

인근에는 도보로 갈 수 있는 지하철역이 없어 교통이 매우 불편한 편이었다. LH 측은 이 주택으로부터 700m 떨어진 거리에 신분당선 '수성중학교역'이 생길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공공전세의 임대료와 거주 가능 기간도 다자녀 가구를 상대로 공급되는 매입임대주택과 비교해 조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날 공개된 주택의 임대료는 보증금 1천200만원에 면적 등에 따라 월 임대료가 30만∼44만원으로 책정됐다. 주변 시세의 30∼40% 수준이다. 2년 계약 갱신을 통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다만 입주하려면 월평균 소득 70% 이하의 무주택자 자격을 갖춰야 한다.

반면 내년부터 수도권에 본격적으로 공급될 공공전세주택의 시세는 90% 수준으로 올라가고,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어 거주 가능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공공전세는 소득·자산 기준을 배제한 무주택자가 유일한 입주 자격이다. 경쟁 시 무작위 추첨을 통해 입주자를 선정한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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