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교' 사우디-카타르, 미국 중재로 '해빙' 협상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3년 넘게 단교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미국의 중재로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협상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기가 한 달여 남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의 현안 중 하나인 걸프 지역의 불화를 해소하려고 양국 간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분야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외교 단절을 종식하기 위한 사우디와 카타르의 협상이 임박했으며 세부 계획으로는 양국 간 항공기 운항 재개, 정보전 중단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해빙설'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최근 중동 국가를 잇달아 방문한 뒤 나왔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카타르 관리들과 만나 상업용 항공기 운항을 할 때 이란 대신 사우디의 영공을 이용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카타르 국영 카타르항공은 단교 이후 사우디의 영공을 지날 수 없었다.
카타르항공은 2017년 단교 이후 이란 항로를 이용하는데 연간 1억달러(약 1천100억원)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관계가 회복되면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는 이란의 상황이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걸프 지역 가운데 카타르는 이란과 가장 가깝고 경제·교통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사우디를 위시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는 2017년 6월 카타르의 친이란 정책과 테러 조직 지원을 이유로 단교를 선언했다.
카타르는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는 이란과는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테러 조직 지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다.
앞서 쿠슈너 보좌관은 지난주 백악관에서 쿠웨이트 외무장관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단교에 가담하지 않은 쿠웨이트는 카타르와 다른 GCC 국가 간의 분쟁을 중재하는 데 핵심 국가로 통한다.
UAE, 바레인, 이집트 3개국은 이번 협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란과의 대립을 격화시키지 않으면서 이스라엘과 유대를 구축하려는 UAE의 경우 카타르와 관계 회복을 꺼린다고 분석했다.
샤피크 가브라 쿠웨이트대 정치공학 교수는 "양국이 관계 정상화를 하더라도 그것이 신뢰 구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단교 이후 형성된 카타르의 전략적 관계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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